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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rmal B May 29. 2022

유선상담이 정답일까?(feat.IVR 활용법)

CX(Customer Experience) Specialist를 향해서

전통적인 고객 지원 서비스에서 유선상담은 빠질 수 없는 채널일 뿐만 아니라 거의 유일한 채널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유선상담 없이 채팅이나 1:1 문의로만 상담이 이루어지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처음에는 코로나로 인해 유선상담을 축소하기 시작했지만 '위드 코로나'로 나아가고 있음에도 기업들은 축소했던 유선상담을 다시 시작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유선상담만이 정답이 아니란 걸 알았기 때문일까? 유선상담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채널은 얼마든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선상담을 해야만 할 때 조금 더 효율적이게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은 대화형 음성 응답(IVR)을 활용하는 것이다.


IVR을 구성할 때

고려해야 할 것


IVR은 전화 키패드나 음성 인식 방법으로 미리 녹음된 음성을 재생하는 것으로 이전 글(만족은 높이고 비용은 낮추는 고객 커뮤니케이션 전략)에서 간략하게 소개한 바 있다. 지금 회사는 IVR를 활용하지 않았었다.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어 원하는 문의의 번호를 누르면 바로 상담원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그러니까 연결 요청, 반복적인 문의와 상호작용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아무 시스템 없이 한정된 상담원으로 유선 문의를 처리할 경우 수신율은 하락하고 필연적으로 정말 상담과 도움이 필요한 고객들의 전화를 놓치게 된다. 그래서 IVR을 재구성하기로 했다.

IVR을 구성할 때는 몇 가지 사항을 유념해야 한다.

1. 구조의 단순화

구조의 단순화라는 것은 메뉴의 단순화를 말한다. 최상위 메뉴(1 depth)는 5개 이하가 적정하며, depth 마다 제공되는 정보의 양은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2. 메뉴의 대표성

메뉴를 구성할 때 쉽고 명확한 용어를 사용해야 하며 불필요한 표현은 지양해야 한다. 또한, 상위 개념과 하위 개념을 연결적 관계로 구성하여 상위 메뉴에서 하위 메뉴를 유추할 수 있어야 한다.

3. 자유로운 이동

원하는 메뉴가 하위 레벨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메뉴 항목 찾기에 실패한 경우 이전의 레벨로 이동하기 쉬워야 한다. 이동 번호 또한 일관성을 가져 사용자의 혼란을 줄여야 한다. 예를 들어, '이전 단계', '처음으로', '다시 듣기' 등을 일관된 번호로 통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4. 빈도수가 높은 정보를 처음으로

고객이 자주 하는 질문을 우선으로 설계해야 사용자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 정보제공 순서가 사용자의 니즈가 아니라 임의에 따라 설계된다면 사용자의 불편함은 증가하고, 신뢰도는 떨어질 것이다.


IVR을 구성하는

2가지 방법


위의 내용을 고려해서 IVR을 구성하는 2가지 방법이 있는데, 첫 번째 방법은 depth의 길이는 길지만, 제공되는 정보의 양은 최소화하여 사용자가 범하는 오류는 줄이는 것이다. 최상위 메뉴는 5개 이하가 적정하다고 했지만 메뉴를 줄이다 보면 상위 개념과 하위 개념을 연결적 관계로 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 상위 개념에서 하위 개념을 유추하기 어렵게 된다면 사용자가 잘못된 버튼을 선택하는 오류를 범할 확률도 커질 것이다. 그러니까 처음에 많은 메뉴를 주되, 메뉴에 제공되는 정보의 양은 최소화하여 사용자의 오류를 줄이는 게 첫 번째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은 depth의 길이는 최소화하고, 많은 양의 정보를 제공하여 빠른 시간 내에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첫 번째 방법은 depth의 길이가 길기 때문에 원하는 선택지가 나올 때까지 집중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메뉴를 어느 정도 단순화할 수 있다면 메뉴는 최소화하되, 메뉴에 많은 정보를 제공해서 빠른 시간 내에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만약 IVR 설계를 잘못할 경우 사용자는 다시 듣기의 반복, 잘못된 버튼 선택으로 오랜 시간 집중해야 하는 심리적, 경제적 불만 등을 느낄 것이다.


IVR Flow Chart 예시


IVR

구성했다면


나는 IVR을 최대 3 depth로 구성했다. 2 depth에서는 각 메뉴마다 안내멘트를 넣었으며, 바로 상담원과 연결되지 않고 안내멘트를 다시 들을 건지, 이전 단계로 돌아갈 건지, 아니면 상담원과 연결할 것인지를 선택하게 했다.

IVR을 구성하고 효과가 있었는지 판단하기 위해 연결 요청 증감률, 문의 내용 일치 여부, 재인입률 등을 체크해보았다. 결과적으로 인입호 대비 상담원 연결 없이 이탈하는 단순 조회는 증가하고, 연결 요청은 50% 정도 감소하였다. 다만, 인입 경로(ARS 번호)와 실제 문의 내용의 일치율이 낮았다. 그래서인지 상담원 연결 없이 이탈 후 다시 전화하여 상담원 연결을 요청하는 비율이 높은 문제 등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들은 메뉴의 대표성과 메뉴에 제공되는 정보가 적절하지 않아서 그럴 수 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꾸준히 모니터링해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고객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도록 수정해 나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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