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05.02 Thu
어제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성취감 없는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보게 되었다. 개꿀직장인데 성취감이 전혀 없는 회사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내용이었다. 이 글이 인터넷에 떠다니게 된 건 아마 재치 있고 기발한 댓글 덕분인 것 같았다("너무 좋은 회사라고 생각해. 고난이 필요하면 플랭크를 해"라니).
재치 있는 댓글 외에도 글의 주제 또한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흥미를 가질 만하다. 밸런스 게임처럼 개꿀직장인데 성취감이 전혀 없는 회사와 성취감은 크지만 하드 워킹(Hard working)이 필요한 회사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떤 회사를 선택을 할 것인가? 이건 정말 성향에 따른 선택의 문제이다. 댓글을 보면 개꿀직장을 선택하는 사람은 취미 생활 등의 회사 밖 생활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했다(물론 스트레스 회피 성향 등의 다른 요인도 있을 것이다). 반면에 회사에서 성취감을 쫓는 사람들은 대체로 인정욕구가 강한 듯했다.
나도 인정욕구가 강한 사람으로 회사에서 느끼는 성취감이 중요했다.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고, 자신이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믿음. 이런 감정은 주로 타인의 인정으로부터 얻을 수 있다. 자신의 가치에 확신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확인받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인의 평가에 의존하는 것은 때때로 불행할 수밖에 없다. 인정욕구가 실현되지 않으면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느끼는 형태로 좌절감, 굴욕감 등의 감정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나에 대한 타인의 평가와 인정욕구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 같다. 그래서 '개꿀직장인데 성취감이 전혀 없는 회사'를 선택했는데 이것도 쉽지는 않다. 어떤 면에서는 성취감을 쫓는 삶이 더 쉬울 것 같다. '개꿀직장인데 성취감이 전혀 없는 회사'는 대체적으로 사회적 인정뿐만 아니라 경제적 보상도 별 볼 일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회사를 한 달 동안 다녀본 바로는 확실히 장점도 있는 것 같다. 우선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현저하게 줄었고, 취미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그야말로 저녁이 있는 삶이지만 도시락을 만들어야 한다).
개꿀직장인데 성취감이 전혀 없는 회사냐, 성취감은 크지만 하드 워킹(Hard working)이 필요한 회사냐. 다시 한번 말하지만 어떤 회사를 선택하든 옳고 그른 건 없다. 그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