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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의존재 Feb 28. 2016

자발적 딩크족이  주변 어택에 대처하는 자세

남의 부부 외로움과 이혼을 걱정하는 사람에게

4년 차 결혼생활에 접어든 우리 부부는 자발적 딩크족이다.


우리끼리 재미있게 살자

결혼 후 삶에 대해 결혼전 이야기가 나오면 남편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결혼 후에도 남편의 마음은 단단해 양가 어른들의 다양한 걱정에 훌륭한 방패가 되어 주고 있다. 


우리부부는 정말 많이 다른데 

극소수의 공통점 중 하나는 이기적이고 게으르다는 것. 

자녀가 생기면 성격이 바뀐다고 하지만 우리 부부의 또 공통점은 이기적이고 게으른 이 성격을 좋아한다는 것.


팔랑귀인 나는 남편 생각이 그렇다니 어떤 선택이든 행복하게 살면 된다는 마음으로 때론 투닥 거리지만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가끔 문제가 있다면, 우리 부부도 모르는 우리부부에게 닥칠 미래를 점치는 예언자들이 즐비하다는 것이다. 고약하거나 고지식한 사람들은 불임이라 단정 짓고 위로부터 하기도 한다.

격하게 재미없을 것이다.
격하게 외로울 것이다.
늙어서 아프면 돌봐줄 사람도 없을 것이다.
아이로 얻는 기쁨이 큰 데 그 기쁨을 모르는 슬픈 삶을 살 것이다.
나중에 권태로워 헤어질 것이다.
나중에는 낳고 싶어도 못 낳는다.


역시 팔랑귀인 나는 지인들로 부터 비슷한 레파토리의 우리 부부 운명에 대한 예언자적 피드백을 때마다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럴 때면 남편과 상의를 하는 데, 남편은 아주 명료하다.

자식 미래 걱정 없이 하고 싶은 대로 사는 데 재미없을까?
우리 둘이 있는 데 왜 외로워.
늙어서 자식이 찾아 오거나 모실 확률은 희박하다.
나 자신을 보라. 정녕 내 부모의 기쁨인가..? 기쁨과 슬픔의 크기는 비슷비슷 할 듯.
권태로움은 부부가 함께 관리해야 할 몫.
나중에 맘 바뀌는 건 그 때가서 생각할 일. 현대 의학은 진화한다.


대학에서 전공 선택도 취업도 결혼도  모든 건 하나를 얻고 하나를 잃는 과정이었다. 

육아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어떤 선택이든 일장일단이 있고 그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무엇보다 자녀계획은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부부를 걱정하는 지인들 중에 철학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대부분 부모님 잔소리 듣기 싫어서, 부부 중 한명이 원해서, 어쩌다 보니,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노산이면 안 생길까봐, 일단 안 해 본 경험은 해 보려고, 해 보고 후회하자 싶어서, 결혼을 하면 다들 자녀를 낳으니까 낳는 등이었다. 온전한 부부의 동의, 의지와 계획에 맞게 신중한 결정으로 자녀를 계획하고 준비해서 낳는 경우를 쉽게 보지 못했던 터라 마음의 미동조차 생기지 않는다.  


우리는 둘만의 인생을 계획하기 때문에 1년에 두번씩 월급을 쪼개어 해외 여행을 다닌다. 오늘 부로 회사 그만두고 집에서 서로 좀 쉬더라도 각자 10년은 (궁상맞게) 버틸 수도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배우고 싶은 게 있으면 서로 큰 고민 없이 배우기도 한다. 남편도 나도 점점 더 자녀의 성장에 쏟을 시간을 자신 또는 배우자에게 쏟음으로써 나를, 때로는 서로를 성장하게 한다. 그로 인해 앞으로의 나와 남편의 미래와 성장이 기대될 때도 많다.


나의 동반자인 남편, 남편은 또 나를 책임지는 것을 결혼을 통해 동의 했다. 또 한명의 가족를 온전히 받아들일 준비 역시도 우리 부부가 모두 책임감과 고통과 희생을 온전히 감수할 준비가 되었을 때 자녀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고 노력할 것이다. 


누군가에게 이해를 받는 삶보다 내가 납득할 수 있고 책임질 수 있는 삶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웃으며 주변에 오늘도 딩크족이라고 말한다. 사람 마음은 바뀔 수 있다고? 그건 제발 그 때 가서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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