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신뢰 투자를 바라는 게 아니다

갑자기 투자에 대한 생각이 나서 끄적거린...

by 루파고

모든 부모는 자식에게 투자한다. 그것도 가능한 모든 방법을 전부 동원한다. 이는 무한신뢰의 결과다. 설사 실수가 있다 할지라도 기꺼이 용서하며 이해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다독인다. 때론 엄하게 다스리기도 하지만 대부분 자상하게 바른 길로 인도한다. 설사 잘못된 길로 접어든다 할지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부모는 자신의 생명은 물론 모든 자원을 포기하고서라도 자식이 바른 길에 서길 소망한다.

모든 투자가 부모의 마음과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기를 일삼는 주변인이나 사회적 이슈 등 어떤 훼방에도 불구하고 끝없는 신뢰를 줄 수 있는 투자자, 성공궤도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밑받침을 해줄 투자재원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성공적인 투자의 수혜는 투자자에게 돌아오겠지만 무한신뢰와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투자여건은 사실상 우리 사회엔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에 그보다 중요한 것은 피투자자의 가치일 것이다.


무한신뢰에 가까운 투자가 없는 건 아니다. 투자라고 해서 꼭 물질적인 부분만 말하는 게 아니라는 전제 하에 보면 오빠부대 같은 팬클럽 역시 맹종에 가까운 신뢰를 보인다. 사랑이라는 색안경을 쓰고 보면 어지간한 실수는 애교로 넘겨줄 수 있는 단계다.


만약 이런 한계 없는 신뢰가 기업에게 향한다면 어떨까? 나의 옛 시절에도 그랬지만 지금 현재 수많은 창업자들이 꿈꾸는 투자 생태계일 것이다. 벤처 투자 열풍을 이었던 2000년대 초반을 떠올려 본다. 그땐 대부분의 국민들이 투자 개념에 무지했고 IT기반의 새로운 기술들이 생소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앞으로 뭔가 좋은 일이 벌어질 것이란 희망 하나만으로 투자했던 것 같다. 하지만 현재 시점의 투자자들은 엄청난 정보력을 바탕으로 적절한 투자처를 찾아낼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한 것 같다. 일각에선 각종 다양한 미끼로 꾀고 유혹하여 실현 불가능한 투자처에 투자를 유도하는 경향도 없지 않다. 이제 세상은 노력 여하에 따라 정보의 진실성을 확보할 수 있다. 어딘가에 믿고 투자를 했다면 메뚜기처럼 이리저리 뛰지 말고 신념을 갖고 지켜보면 어떨까? 부모-자식 간의 무한한 신뢰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주식 같은 투자가 아닌 이상 사람을 봤던, 기술을 봤던 최소한의 신뢰가 형성되지 않았다면 투자를 삼가는 게 좋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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