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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Feb 03. 2021

11.대물횟감만 고집하는 횟집의 끝판왕, 여의도 쿠마!

손님 상에 회가 안 남아있으면 화가 난다는 주인장

이 집은 약 삼 년 전 <알더밥>이라는 팟캐스트 방송에 객원 멤버로 있는 사촌에게 소개받고 알게 된 곳이다. 쿠마 대표님과는 개인적 친분이 있는 사촌은 나의 첫 방문에 예약까지 직접 신경을 써줬는데 그 후 두 번을 더 찾아가서 사촌 덕만은 아닌 걸 확신했다. 듣던 대로였다. 첫 방문 때는 업무적으로 중요한 자리였는데 기억에 박힐 만한 멋진 곳이 필요했고, 두 번째 역시 비슷한 목적이었으며, 세 번째는 개인적인 이유로 찾았다. 쿠마는 대물 중 대물만 취급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누가 여의도 식당 아니랄까 봐 그랬을까, 쿠마에서의 접대라면 절대 후회 없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다.

어느 지역에서 대물이 잡혔다는 소식을 끌어모으는지 알 수 없지만 쿠마는 가격은 둘째고 무조건 대물을 매입해 버린다고 들었다. 신선도야 뭐 말할 게 있겠는가? 대물 생선만이 가진 육질의 식감은 맛보지 않은 사람을 절대 알 수 없다. 지난번에 대방어 식당 두 곳을 소개한 글을 봐도 알겠지만 대물만 취급하는 횟집에서 회 맛을 본 사람이라면 절대 어설픈 회에 놀라지 않는다. 인간의 입이 간사하다는 걸 절대적으로 실감하게 될 테니까.



쿠마는 여의도에서 꽤나 소문이 난 집이다. 여긴 메뉴판 같은 게 없다. 그냥 1인당 10만 원이다. 양이 부족할 리는 없다. 어지간한 대식가도 감당할 수 없을 거다. 뭐가 주메뉴인지 알 수 없다. 끊임없이 나오는 음식들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그래도 부족하다 싶으면 뭐가 더 없냐고 물어보면 좋겠는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럴 엄두를 내지 못했다. 제철 회가 나온다. 부요리들 역시 제철에 맞는 가장 싱싱한 녀석들이 올라온다. 투박한 듯하면서도 절대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건 다 이유가 있다.



종류가 많은 만큼 사진도 너무 많아 추리고 추려 몇 컷만 올렸다. 보다시피 회 결을 보면 횟감이 어떤 수준인지 가늠할 수 있다. 큼직하게 썰어낸 회가 투박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오래전 학생 때처럼 회가 귀하던 시절에나 쓰던 사선 뜨기 같은 신공을 쓸 필요가 없다. 회 한 점이면 입 속을 가득 채울 수 있으니 말이다. 기름진 횟감들이 입 속에서 얼마나 대단한 풍미를 느끼게 하는지 모른다.



곁들여 먹을 야채들도 그렇지만 사이드 메뉴라고 할 만한 것들도 다채롭다. 사실 여느 전문점에 가서 한 접시 주문해도 몇만 원은 호가할 메뉴들이 줄기차게 나온다. 다음엔 뭐가 나올지 궁금해질 정도니까.



그렇게 먹는 중에도 계속 테이블이 채워져 간다. 먹는 속도는 테이블이 차려지는 속도를 감당할 수 없다. 다음에 갈 땐 작정하고 배를 굶고 갔음에도 역시 마찬가지였던 기억이다.



사실 설명이 필요 없다. 사진만 보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할 수 있으니까. 흔히 먹을 수 없는 대형 횟감에서나 나올 부속 메뉴들과 해산물 특수부위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정말 하염없이 나온다. 며칠 전 다녀온 부산 광안리의 마라도 횟집보다 좀 더 수준이 높다 할 수 있다.



생선구이 사이즈를 보라. 참돔 같은데? 5짜는 족히 되어 보이는 돔 한 마리가 구이로 나왔다. 황당한데 이걸 다 먹을 재간이 없었다는 거...

처음부터 끝까지 수준 높은 회와 부요리들 먹어 치우고 뒤뚱거리며 나왔다. 다음에 다시 가면 이틀은 굶주리고 가야겠다고 다짐을 했지만...






한 달이 안 되어 또 갔다. 인원이 몇 명 줄었었지만 역시 인원에 비해 어마어마한 양이 차려지기 시작했다. 어차피 내용은 같지만 차려진 회는 조금 달라져 있었다.










일부러 코멘트는 달지 않았다. 역시 마지막을 장식하는 건 어마어마한 사이즈의 생선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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