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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Jan 26. 2021

전국 육회를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913한우육회

애장하고 싶어 한 번도 소개하지 않은 곳, 구 일산 한우육회 전문점

누구에게나 아끼는 식당 한두 개쯤은 있을 거다. 내겐 최애라는 표현으로는 한없이 부족한 단골집, 913한우육회가 바로 그런 집들 중 하나다. 광장시장의 모 육회집도 유명하지만 이 곳 913한우육회(구일산한우육회)는 엄청난 내공을 자랑한다. 하필이면 일산에 있어 수시로 드나들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어쨌거나 일산에서 식사할 일이 있으면 가끔 찾게 되는 편인 진정한 최애 맛집인 거다.

사실 이 곳은 원래부터 나의 단골 식당은 아니었다. 선배님 발 뒤꿈치만 보고 따라간 곳, 정말 엉뚱한 위치에 있는 데다 외관상으로 보면 그렇게 맛이 있을 것 같지도 않은 집이다. 게다가 인테리어는 얼마나 중구난방인지 이게 대체 육횟집이 맞나 싶을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테이블 위에 차려지는 육회 비주얼을 보면 그런 생각은 돌변하고 만다. 얼른 집어먹어 보고 싶을 정도의 정갈한 차림새에 반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 말이다. 



메뉴판을 보면 경기도식 소금육회, 경상도식 간장육회, 전라도식 고추장육회와 육사시미, 전국 어디서나 비슷한 스타일의 전국육회가 있고 전국육회육사시미 모듬육회가 있다. 그야말로 육회 전문점이 아니라고 반박할 여지가 없다. 물론 매운갈비찜 역시 한 수 둘 줄 아는 고수의 품세가 있다.



소금육회와 고추장육회다. 정갈하지 아니한가? 어지간하면 수직 샷 안 찍는데 나도 모르게 이러고 있으니 말이다. 계란 노른자를 주긴 하지만 넣어도 안 넣어도 맛있다. 요즘은 대체로 육회만 먹는 편인데 그 이유는 직접 먹어보면 알 일이다.



이건 그야말로 선도가 핵심이라는 육사시미다. 오래전 전라도 광주 전남대 후배들에게 된통 걸려서 호주머니 탈탈 털리고 온 기억이 있는 바로 그 녀석이다. 전라도 광주에서도 고급 요리에 속하는 육사시미는 한자와 일본어가 섞인 애매한 요리명이지만 잡은 지 얼마 안 되는 소고기가 아니면 상에 내어놓지 않는 귀한 녀석인데 바로 일산 요기서 맛볼 수 있다는 거다. 황당하지만 반갑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고 보니 먹다 지쳐 포장해 온 고추장육회 사진도 있다. 우린 주문을 해도 너무 많이 하는 편이라. 기본이 1인 2육회. 하지만 어지간한 한우전문점에 가서 고기 좀 굽는다 하면 이 정도 비용은 훌쩍 넘는 것이니 두려워할 필욘 없다. 양도 많지만 맛도 기가 막혀 육회가 사르르 녹아버리니까.



이게 빠질 수 없을 거다. 술을 끊었다가도 바로 마실 수밖에 없는 곳. 술 끊었다는 사람은 절대 출입 금물이다. 의지박약으로 낙인찍히고 말 테니까 말이다.





아래 사진들은 또 언젠가 대여섯 명이 몰려가 육회를 흡입하며 촬영한 사진이다.



역시 이 날도 필름 끊기도록 마시긴 했는데 속은 든든했던 것 같다. 몇 번을 추가 주문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의외로 저렴하고 의외로 양이 많은 곳이라는 사실은 진짜 사실 맞다.



초밥. ㅋㅋ 엄청 맛있었는데 배가 불러서 얼마 먹지도 못했다는. 이건 애피타이저로 손색이 없는 것 같으니 식전에 한 판 주문해서 맛보는 것도 좋겠다.

하필이면 일산의 옛 동네, 이를테면 구일산의 구석에 짱 박혀 있는 913한우육회를 짱박아 뒀었는데 오늘 이렇게 풀어 본다. 걱정스러운 건... 다음에 내가 갔을 때 자리가 없는 불상사가 벌어지는 게 두렵다.

실제로 내가 소개한 식당 중 한 곳은 나 때문에 밥이 떨어져 장사 조기 마감한 적도 있으니 말이다. 그 덕에 난 게까지 갔다가 배 쫄쫄 굶고 왔으니. ㅋㅋ 그 사장님은 내 글 때문인 걸 알고 있었고(워낙 단골이라 말해줬으니) 멀리까지 왔는데 고마운 사람에게 밥도 못 먹여 보내 아쉬워하는... ^^

아무튼 이런 일도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요즘 같은 코로나 시국에 어떻게든 매출에 도움이 되어드릴 수 있으면 뿌듯할 것 같으니까.

루파고 소속 직업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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