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관련 기사들을 보다가 문득.

by 루파고

고2 때였던 것 같다.

자율학습 시간이었고 모처럼 자유를 맞은 녀석들이 장난질에 한창이었다.

꽤 시끄러웠던 걸까?

옆반 담임이 뒷문을 확 열고 들어왔고 꽥하고 소리를 질렀다.

자리를 이탈했던 녀석들은 후다닥 자리로 돌아와 앉았고 교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엄숙함을 찾았다.

옆반 담임은 반장, 부장 전부 나오라며 또 소리를 질렀다.

뭐 그럴려니 하고 그를 향해 걸어갔고, 우리를 일렬로 세운 그가 팔을 휘둘렀다.

거친 표현으로, 싸대기를 맞았는데 그 힘의 수준은 가히 증오가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뺨이 얼얼했다.

그날 전후로 누군가에게 그렇게 심하게 맞아본 적이 없었던 걸 보면 정말 엄청난 정신적 충격임이 분명하다.

뭐가 그리 화가 나는지 그는 내내 식식거렸다.

우린 그렇게 맞을 정도로 잘못한 게 없는데...

이것 역시 학폭 아닐까?

영화 <친구>에서 '니 아버지 뭐 하시노?' 하며 폭력을 휘두르는 선생(님:자를 붙이기 싫은)이 그려지기도 했는데 우리 땐 정말 흔히 있는 일이었다.

이런 사사로운 것도 지금까지 뇌리에 박혀 있는데 학창 시절 자아가 완성되지도 않은 시절에 학폭을 당했을 사람들에게 얼마나 심한 충격으로 각인되어 있을까?

때린 놈은 잠이 올지 몰라도 맞은 놈은 잠이 오지 않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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