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청계산은 등산이 목적인지 잘 모르겠다
청계산은 서울 서초구, 안양, 성남 일대를 두루 걸친 꽤 큰 산이다.
IMF 이전에도 유명한 산이었지만 그쯤부턴 동네 뒷산처럼 자주 찾는 산이 된 청계산.
입구엔 장비점과 카페, 오래된 식당들이 즐비하다.
빗맞아도 30년 시리즈에 올려도 될 식당이 엄청나게 많지만 난 이상하게 장수촌에만 주로 다녔던 것 같다.
나만 자주 다닌 게 아닌 걸 확인한 건 친구들과 등산을 가도 누구나 거쳐가는 식당들 중 하나인 곳이다.
그리고 내게 청계산은 맛이 변하지 않는 초심을 잘 지키는 식당이라 특히 좋아하는 편이다.
한방으로 오래 삶은 오리백숙은 국물부터 기가 막힌다.
그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누가 알까?
절대 맛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장수촌에서 식사를 하다 보면 술을 빼먹을 재간이 없다.
시간도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길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친구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선 집에 갈 생각들이 없어진다.
주말엔 사람들이 많아 자리가 없는 날도 있었는데 난 가급적 2층에 있는 룸을 선호한다.
이것저것 많이 주문하면...
이렇게 서비스로 도토리묵도 주곤 한다.
우린 거의 매번 얻어먹었는데 다른 사람들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하긴 워낙 많이 먹는 편이다 보니 그럴 수도 있지 않겠나 싶다.
장수촌 가서 안 먹어본 음식은 없다.
항상 촬영한 게 아니라 모아놓은 것만 이 정도인데 2시간 전에 미리 예약해야 먹을 수 있는 음식의 경우 등산 전 예약을 하고 올라가는 게 팁이다.
정작 다른 식당들 갈 때처럼 확대 컷을 촬영하거나 한 적이 없는 걸 보면 사진은 뒷전이었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