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지역주민들이 손꼽는 맛집은 이유가 있다.
부산은 벌써부터 정말 덥다.
여름이 되려면 아직 멀었는데 서울에서 내려온 지 얼마 안 된 내겐 이 정도 날씨도 여름 같다.
복날이면 줄을 서서 먹어야 하고 보통 몇 시간 혹은 하루 전에 예약해야 맘 편히 먹을 수 있다는 삼계탕집이 있다.
물론 그 시즌이면 어딜 가나 비슷한 상황이기도 하겠지만 여기도 꽤 줄을 서야 하는 식당이다.
기본 차림이다.
사진엔 빼먹었는데 인삼주가. ㅋㅋ
삼계탕에 인삼주가 빠지면 곤란한 일이니까.
다행히 술을 안 마시는 분이 있어 내 차지가 되는 행운을 맛봤다.
뜨거운 삼계탕에서 닭을 꺼내 식히며 뜯는다.
나도 요리 좀 한다는 사람 중 하나인데 삼계탕을 끓이며 고민하던 게 있었다.
오래 끓여야 맛있는 건 사실인데 어떻게 하면 이렇게 원형을 유지한 상태로 야들야들하게 삶아낼 수 있는지 모르겠다.
만약 내가 식당을 한다면야 연구해 볼 일이긴 한데 거기까지 갈 이유가 없어 그저 호기심만 품고 있을 뿐이다.
어떻게 보면 삼계탕처럼 쉬운 음식도 없다.
닭비린내라고 해야 할까?
기름 떠내고, 잡내 좀 없애고, 원형 좀 살리고, 살이 야들야들하게 적당히 삶고, 구수하고 담백한 국물이 담겨 있으면 된다.
그게 전부인데...
흠~~~
그게 어려운 거였나? ㅎㅎ
아무튼 난 요리하기 귀찮을 땐 식당표 삼계탕을 먹으러 가는 편인데 사실 두세 시간 정도의 노력을 할 마음가짐만 챙길 수 있으면 된다.
다 뜯고 드디어 삼계탕에 담긴 찹쌀밥을 시식하는 순간이다.
이게 빠지면 절대 삼계탕을 먹었다고 말할 순 없지 않은가 말이다.
닭 살을 뜯어먹는 동안 적당히 식은 삼계탕 국물에 찹쌀밥을 풀어 후루룩 마시면 이게 보약이다.
삼계탕을 끓일 때 육수에 넣는 황기 등 한약재 성분이 녹아내린 건데 이걸 먹지 않으면 삼계탕을 먹지 않은 거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걸 안 먹고 고기만 뜯고 온다면 굳이 삼계탕을 먹으러 갈 일이 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