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만 가지고 논하자면 인생 참치를 만날 수 있는 곳
신사동 한복판은 아니고, 신사동 뒷골목에 숨어있는 듯한 위치에 자리를 잡고 있는 참치전문점이 있다. 여긴 정말 인생 참치를 맛볼 수 있는 기가 막힌 곳인데 이 식당을 오픈한 창업자의 이력을 알면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거친 바다, 그것도 원양어선 중 한번 출항했다 하면 몇 달 내지는 일 년씩 해외 먼바다를 떠다니며 참치 떼를 찾아 헤매는 뱃사람들을 상상해 본다. 이제는 방송 등에서 워낙 쉽게 접할 수 있는 참치잡이 영상 덕에 참치가 어디서 어떻게 잡혀서 우리 입까지 전달되는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거다.
참치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도 진짜 제대로 된 생선이라는 의미라고 들었다. 하긴 이런 대형 생선이 어쩜 이리 소고기에 비등한 수준의 기똥찬 맛을 낼 수 있다는 걸 우리 선조들이 알았겠냔 말이다. 게다가 원양에서 산 채로 가져올 수 없으니 급랭으로 운송을 해야만 했고, 좀 더 맛있게 먹기 위해 해동하는 기술이 발달되어 왔다. 참치의 참맛은 해동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 말이다.
그런데 요즘 국내에서 참치 양식에 성공해, 서울에서도 생참치를 맛볼 수 있게 됐으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쨌거나 이곳 e청우참치에서 생참치를 먹어본 적은 없지만 참치 하나만큼은 대한민국 어떤 곳에도 밀리지 않는다.
일식 횟집 어딜 가도 놓칠 수 없는 매력적인 자리가 있다. 우리 말로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주방장을 마주 보며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다찌라는 자리는 예고 없이 주방장 맘대로 제공되는 특별 메뉴들이 항상 가슴을 설레게 한다. 알 수 없는 기대감이 가슴을 콩닥이게 한다고 말하면 거짓말일까? 이청우참치에 가서 업무상 문제 때문에 독립된 공간을 요구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언제나 다찌에 자리를 잡았다.
이청우참치에 가려면 예약을 하고 가는 게 좋다. 지금까지 여기 가서 자리가 빈 걸 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요즘 같은 코로나 시국엔 띄어 앉아야 하는 문제로 더울 심각할 것 같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4시부터 전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당일 예약은 4시를 기다려 총알처럼 전화를 걸어야만 한다.
갈 때마다 사진을 찍긴 했는데 아무튼 참치전문점이라 참치가 즐비하다. 물론 부요리들 역시 제공되는데 어지간한 참치전문점이 아니라면 이청우참치에서 느끼는 만족도를 따라오긴 어렵다.
이청우참치는 가격이 조금 올라 1인당 5만 원이며, 난 안 해 봤지만 콜키지도 가능하다. (그렇게 쓰여있어서 안다. ㅎㅎ)
보통 어설픈 참치집에 가면 추가 제공되는 회 수준이 훅 떨어지곤 하는데 여긴 처음부터 끝까지 다름이 없다.
이 글을 쓰다 보니 코로나만 끝나면 지인들과 소주 한잔 걸치러 가야겠다는 마음이 굴뚝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