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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Jun 04. 2021

22.우연히 발견한 대박 맛집, 정릉다안국수집

업무차 갔던 정릉에서 이상하게 강렬한 유혹에 끌려 들어간 곳이 정릉 맛집

우연히 맛집을 찾으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오래전 성수동에서 깜놀할 만한 국숫집을 찾은 적이 있는데 다안국수집을 발견하니 예전 그 집이 기억났다. 이젠 골목이 어딘지 기억도 잘 안 정도로 오랜 기억이다. 나의 맛집 목록을 다 뒤져 하나씩 퍼 올리고 있는데 아직 올리지 못한 맛집을 보니 무려 백 건 정도는 대기하고 있다. 하루에 하나씩 올려볼까 하는 생각에 업무 중 짬을 내어 이렇게 글을 쓰는데 어쩐 일인데 다음카카오 담당자께서 내 글을 메인에 올려주고 있다. 별 거 아닌 내 맘대로 끄적인 글들을 올려주시는 데 감사할 뿐이다.

내가 자주 가지 못하는 곳은 이렇게 브런치에 소개를 하고 있지만 나의 진짜 단골 맛집은 절대 공개하지 않는다. ^^ 내 단골집에 가서 줄을 서고 싶진 않으니까.



오전 일찍 업무차 정릉에 갔다가 마침 점심시간이 다 되어 뭐라도 먹고 돌아갈 생각으로 주변을 배회하는데 노란 간판의 다안국수집이 눈에 들었다. 보색으로 된 간판이라 그랬을까? 그 앞에 애매하게 주차를 하고 문 앞에 서니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이 얼마나 반가운 소린가? 요리를 좋아하는 나 역시 MSG나 설탕은 조미료 목록에 존재조차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식당들을 만나면 반갑기 그지없다.



오잉? 가격이 왜 이렇게 착하지? 너무 강남 물가에 익숙해서 그런 걸까? 숫자를 보니 가격은 조금씩 올린 것 같지만 그래도 착한 가격인 건 분명하다. 가성비와 가심비를 꽉 채울 거란 느낌이 강렬했다. 특히 만두 위에 '손', 바지락칼국수 위에 '생'이라는 딱 부러지는 단어 한 자씩 붙여 놓으니 관심이 부쩍 늘고 말았다.

선배님과 나는 멸치국수와 손만두를 주문했다. 과연 어떤 맛일까? 다른 테이블을 보니 생바지락칼국수를 주문한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이게 비교할 만한 물건이 없어서 대충 찍고 말았지만 만두 사이즈가 엄청나다. 누가 손만두 아니랄까 봐 아기 손만 한 사이즈다. 만두피 안에 파가 투영되어 보였고 방금 물에서 건져내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한 만두가 나를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배가 고팠던 걸까? 빨리 맛을 봐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아서 사진 찍는 것도 건성이었던 것 같다.



만두를 쪼개 만두소를 보니 별로 대단해 보이는 것도 없다. 그런데 그게 강점이었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에 적절하게 조미된 간이 아주 맛깔스럽다는 표현 외엔 할 게 없다. 식감도 좋고 크기도 커서 많이 먹을 수도 없다. 그리고 제일 기대했던 멸치국수가 아직 나오지 않았으니 적당히 먹어야만 했다.



찬란한 비주얼을 보라. 김이 서려 사진이 선명하지 않다. 사진 촬영하는 것도 애매하고 정성도 부족해 보인다. 어쨌든 빨리 맛을 보고픈 욕심에 사진 욕심을 버린 것일 뿐이다. 어차피 맛있으면 또 올 게 분명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국수 면발이 다르다. 부산 구포국수 수준의 쫄깃함이 있다. 이게 웬일인가?

시원하고 구수한 멸치국물은 더할 나위 없고 간도 강하지 않아 국물까지 몽땅 마셔버리고 말았다. 왜 사진 촬영하는 데 열성적이지 않았나 싶어 아쉽기만 하다.

알고 보니 국수공장을 직영한다고 했다. 정릉에서 아주 오랫동안 국수에 올인한 식당인 것이다. 그런데 왜 만두까지 맛있는 걸까? 다음엔 생바지락칼국수를 먹으러 오기로 했는데...





그 후에도 두 번이나 더 갔다. 하지만 한 번은 시간대가 애매해 만두를 사서 가져왔고, 세 번째 방문 땐 재료가 다 떨어져서 돌아 나와야만 했다. 정릉에 사는 정릉 토박이 동생이 내 인스타그램을 보더니 거긴 동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아주 유명한 맛집이라고 했다. 어쩐지~~~ 서울에서 각 지역의 로컬 맛집들이 즐비할 텐데... 언제 다 둘러보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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