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에 유명한 맛집이 워낙 많긴 하겠지만 영천영화는 소고기로 정말 유명한 식당이다.
나도 주머니 사정으로 딱 두 번 가봤는데 절대 후회가 없는 곳이다.
비싼 게 좀 흠이라면 흠인데 가격 생각하지 않고 먹으면 살이 입에서 녹는다는 걸 실감하게 한다.
삼성동의 칠백식당 같은 식당도 먹다 보면 영천영화 못지않긴 했다.
어쨌든 소고기로 배를 채울 생각이라면 한도가 여유 있는 카드를... ㅎ
TV를 안 보는 나로서는 이런 프로가 있다는 것도 모른다.
아무튼 이영자가 하는 방송에도 나온 집이란다.
연기 흡기를 테이블 아래로 빼는 구조라 천정 위로 이어진 난잡함이 없어 좋다.
고기 질이 좋은 집에 가면 육회는 절대 빼놓을 수 없다.
광장시장 육회도 좋아하고 일산의 913전국육회도 좋아하는 편인데 영천영화 육회도 썩 괜찮은 편이다.
역시 숯이 좋아야 고기맛도 좋다.
잘 보면 알겠지만 싸구려 숯을 쓰지 않아 고기를 굽기 전부터 기대를 품게 한다.
기본찬들이 있지만 사실 맛있는 고기를 먹을 땐 이런 것들이 불필요하다.
배를 채울 요량이라면 모를까, 고기 맛을 즐길 계획이라면 잡다한 먹거리가 근본을 해칠 우려가 있다.
소고기의 매력을 꼽으라면 빨리 구울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흐르는 육즙이 입 안에 느껴질 때의 그 만족감이란...
역시 빈속에 가서 그랬는지 폭풍흡입이었다.
정말 두툼하다 싶어 이리저리 돌려서 굽는 사진을 계속 찍어 봤다.
가격 생각하면 가슴이 무겁지만 이걸 먹을 생각을 하니 침이 꼴깍 넘어간다.
고깃덩어리가 커서 그런지 양이 많긴 많았다.
고깃값 생각하면 안 되는데 한 점 한 점 입 안에 넣을 때마다 아쉬움 반 두려움 반. ㅎ
더 먹자고 하면 무서울 것 같다.
고기를 그렇게 때려 먹고도 뭐가 계속 들어간다.
구수한 숭늉은 애피타이저로 그만인데... 그만인데... 그만인데...
그칠 줄 모르는 식욕.
내가 원래 이렇게 많이 먹는 사람은 아닌데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가는 거였을까?
솔직히 배가 불러서 맛이 있다 없다에 대해 평을 할 수가 없다.
다음에 가면 살살 먹기로 하면서...
ㅋㅋ 된장찌개도 먹고 만다.
미쳐도 한참 미친 거다.
둘이서 이 정도면 제정신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다른 식당에서 꽂혀 이렇게 먹었던 기억이 제법 있는 걸 봐서는 맛집에서는 정신줄 놓는 게 습관인 모양이다.
자제하며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