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파고 Nov 22. 2023

30년 맛집, 121탄-선릉 맛자랑에서 굴전 반접시

원랜 콩국수 맛집이라는데...

선릉엔 오랜 맛집이 은근히 많다.

이젠 강남도 연식이 꽤 되어서 그런지 30년 이상 된 식당도 제법 많다.

선릉역 인근에 있는 맛자랑 간판에도 '32년 명품'이란 타이틀을 걸었다.

근처에 사무실을 둔 지인이 야근할 때 혼밥을 하는 식당 중 한 곳이라며 나를 데려갔다.

이번엔 혼밥이 아니라며...

난 이상하게 혼밥, 혼술은 어려운데 오히려 그게 왜 어렵냐 한다.

아직 게시하진 않았지만 근처에 유명한 홍어 전문점이 있는 건 알고 있었는데 여긴 처음이었다.

보쌈도 맛있다 하는데 맛자랑이라는 상호를 건 이 식당의 주력 메뉴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여기 메뉴에도 홍어삼합이 있었다.

아무래도 바로 옆에 홍어로 유명한 집이 있으니 경쟁력이 있는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여긴 콩국수 맛집이라는데 내년 여름에 다시 와볼 생각이다.

지인 말로는 오래전 종로에서 맛본 인생 콩국수집 수준이라고 하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딱 굴철이다.

생굴 개시했다는 입간판과 식당 메뉴들 중 굴 관련 음식이 눈에 띄었다.



나를 데려간 지인께선 더덕산채비빔밥을 주문했고

난 직화낙지덮밥을 주문했다.

마침 굴 시즌인데 굴 관련 요리를 벗어나나 싶었더니 지인은 굴전을 주문했다.

역시! ㅋㅋ

그런데 여긴 빈접시도 팔고 있었다.

만약 소주 한잔 하러 온 거였다면 당연히 한 접시를 주문했겠지만 늦은 저녁식사를 목적으로 한 자리여서 근처 테이블에 자리 잡은 손님들의 소주병을 보며 침만 흘려야 했다.

이렇게 좋은 안주에 술이 빠지다니...

안타까울 수밖에.


드디어 굴전이 나왔다.

통통한 굴이 식감 좋다.

이제 본격 굴철인데 올 겨울엔 얼마나 자주 먹게 될는지...

굴전 하나에 소주 한 잔이 정상인데 아쉬웠다.



그런데 나의 직화낙지덮밥엔 낙지가 나오지 않아 그릇만 쳐다봐야 했다.


왜 그렇게 오래 걸리나 했더니 제목처럼 바로 직화로 구워 나오는 거라 그랬던 모양이다.

너무 맵지 않아 다행일 수도 있겠지만 덮밥 류는 매콤한 걸 좋아하는 편이라 아쉽긴 했다.

낙지는 적당히 익어 질기지 않아 좋다.

자르지 않은 낙지다리를 직접 잘라먹어야 하는 게 귀찮은 사람들에겐 단점으로 작용할 수는 있겠더라.

아무튼 난 밥에다 벅벅 비벼서 말끔하게 비웠다.

여자 혼자 먹기에는 양이 많은 편이다.



나오는 길에 프런트를 보니 대두를 말리는 게 보였다.

전시용인가?

혹시 겨울에도 콩국수를 먹을 수 있는 건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 30년 맛집, 120탄-안동 고박사한정식 할머니밥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