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맛집,123탄-인심 그대로 미금 서울감자탕해장국
친구의 20년 단골집이라고 했다.
몇 달 전 우연히 이 식당에 가본 적이 있었는데 근처에서 근무하는 친구에게 이 식당을 소개했더니 20년 단골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같이 소주 한잔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고 했다.
우린 남한산성 등산을 마치고 아주 당연한 듯이 미금역에 있는 서울감자탕해장국으로 향했다.
골목 구석에 있는 곳인데 셋 다 이곳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점심시간이 지났지만 주말이라 그런지 손님이 많았다.
줄을 서지 않는 것만 해도 감사할 일이었다.
20년 단골이라는 친구를 알아보는 사장님.
내 단골집에 온 것 같은 친숙한 기분이 들었다.
합석에 동참해 달라고 부탁하는 문구.
어느 정도인지 알 것도 같았다.
난 두 번 포장해서 먹었는데 1인분인 거의 2인분이다.
양이 어마어마하다.
언젠가 여기서 죽치고 앉아 소주 한잔하고 싶었는데 친구들 덕분에 소원을 이룬 거다.
포장 주문해서 먹을 땐 구경도 못 했던 조개젓이 1인당 한 접시 나온다.
추가 부탁드려도 준다는데 본 메뉴 나오기 전에 소주 몇 잔 마시기 딱 좋다.
주당들을 위한 배려인가? ㅋㅋ
식당의 음식은 김치가 좌우한다 했는데 역시 김치부터 내공이 깊다.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은 것 같지만 칼칼하고 시원한 게 딱이다.
풋고추를 기본으로 주는데 이것도 본메뉴 전 소주 안주로...
한동안 맛집 기행을 다니지 않아서 나도 모르게 잊고 있었다.
메뉴가 나오면 바로 사진을 찍던 난 실종되고 없었다.
그래서 한번 뒤집어 놓은 후의 사진만 있다.
감자탕집 정말 많이 다녔지만 이렇게 살 많이 붙은 집도 드물다.
고기 뜯어먹다 배 터진다.
셋이서 중자를 다 먹지 못했으니 말이다.
여긴 국산 돼지를 쓴다고 한다.
국산 돼지를 쓰는 게 당연한 것 같지만 요즘엔 스페인, 프랑스 등 외국 돼지 뼈를 많이 쓴다.
서울감자탕해장국.
여긴 고기가 쫌 다르다.
20년 단골이라는 친구의 설명으로 당시 6천 원 하던 뼈해장국 가격과 양을 보면 물가 대비 인심은 그대로인 것 같다고 했다.
깻잎 추가도 추가요금이 없다.
양도 적지 않은데 말이다.
아무튼 초심을 기본인 것 같고 정말 양이 푸짐하다.
맛은 그야말로 기본이고 말이다.
직접 먹어보면 알 일이지만 고기 자체가 양이 많다.
밥 먹고 가면 낭패일 것 같다.
수다가 길어져 국물이 졸았는데 육수를 부으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원복이다.
잊을 뻔했는데 시래기가 아주 부드럽다.
시래기를 직접 말려서 끓여 요리를 해서 먹는 난 안다.
이거 엄청난 정성이 필요한 녀석이다.
아무튼 오랜 시간 이 식당이 사랑받는 이유는 다 이유가 있다.
줄 서는 집들 중 초심 유지하는 식당이 많지 않은데 여긴 아직 유효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