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비로소 보이나니!
유명한 표현이다. 모르면 절대 모르는 거다. 아는 만큼만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거다.
가까운 사람들 중 주식 고수라고 할 수 있는 분이 있다.
어제는 그의 입에서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표현이 나왔는데 전혀 알아들을 수도 없었다.
흔히 말하는 비밀적 표현, 즉 은어인 거다.
난 스쿠바다이빙을 천 회 이상 했다. 지금이야 물 근처에도 안 가는 사람이 되고 말았지만 말이다.
요즘은 불법적인 행위가 되어버린 상황이지만 내가 한창 물질을 할 땐 채집, 수렵은 스스럼없이 자행되는 당연한 행위나 마찬가지였는데 그것도 경험이 쌓이다 보니 전문 사냥꾼 수준이 되어 작살로 멸치도 잡을 수 있는 수준이 됐다.
말 그대로 달인이었다.
아무튼 바위만 보면 어떤 생물이 살 거란 걸 알 수 있었고 어디에 어떤 녀석이 어떤 식으로 숨어있는지도 알고 있었는데, 그런 나를 추종하던 초보 다이버들 중 한 명이 내게 물속의 전복을 찾는 방법을 알려 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난 그가 어떤 심정인지 알고 있었다.
초보자의 눈에는 바위와 일체가 된 것처럼 위장을 한 전복이 앞에 있어도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마침 물속에서 1kg 정도 되는 대형 전복을 발견했고 수신호로 전복이란 걸 알려줬지만 그는 두 손바닥을 펴 그게 뭐냐는 제스처를 보였다.
내가 바위에서 전복을 떼어냈고 그제야 그의 호흡기에서 공기방울이 뭉텅이로 쏟아져 나왔다. 린즈 안 그의 눈동자가 크게 부풀어 오른 듯했다.
그 후 그의 채집 능력은 많이 좋아지긴 했겠지만 숙달되고 익숙해지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을 거다.
살면서 보니 모든 게 그렇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산에서 난생처음 더덕을 캤을 때도 그랬고, 산삼을 발견했을 때도 그랬다.
세상에 눈을 떴다는 표현이 있다.
알 것 같으면서도 알기 어려운 게 세상 같다. 그 세상이라 함은 인간이고 관계이고 상황이고 결과인 셈이다.
수지분석이라는 해본 적이 없던 사람이 수지분석 이론을 알고 실무를 거쳐 사업성 검토를 할 수 있게 되자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것이 보이고 어떤 사업이 어떤 문제를 안고 있었던 것인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알면 비로소 보이나니!
하지만 그 앎도 깊이가 있어 달인이 되어가는 길목에 있을 뿐이다.
흔히 달인이라 하여 최고점에 달했다 하지만 완벽이란 있을 수도 없다.
자고로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는 자에겐 도태뿐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