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허락한 술

다시 절주를 시작했다

by 루파고

소주가 몸에 좋지 않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아까운 몸에 독극물을 쏟아붓고 산다는 건 웃지 못할 사실이다.

그깟 즐거움 때문에 말이다.

어제는 드디어 집에 있던 500ml짜리 연태고량주 14병을 전부 마셔버렸다.

연태고량주를 쌓아 놓고 마신 건 화학주인 소주보다 증류주가 몸에 좋다는 말에 집에서만큼은 소주를 마시지 않았던 거다.

어쨌거나 하루에 두 병을 마셔도 뒤끝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고, 잠도 잘 잘 수 있게 해 준 내 몸에 맞는 술이었다.

하지만 난 연태고량주를 마지막으로 절주를 선언했다.

작년에도 절주를 시작했다가 다시 원래의 패턴을 찾긴 했지만 가끔 절주를 하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다.

살을 뺀다거나 하는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다.

이유도 없는 혼술 때문에 한동안 소설 쓸 시간을 날려버린 게 아깝기도 하고 이젠 아무리 좋아하는 술이라도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거의 매일 술을 마시는 내게 알코올 중독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내가 중독자가 아니라는 건 이렇게 내가 원할 때면 언제라도 술을 조절할 수 있다는 걸로 증명이 된다.

그런데 말이다.

요 며칠 사이 허리가 아프다.

윤활유가 안 들어가서 그런가 싶기도...

몸이 소주를 필요로 하는 걸까?

난... 지금 무의식에 가까운 본능으로 소시지를 굽고 있다. ㅎㅎ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