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학생 때 알바는 막노동만 해봤다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이란 없다
학생 때 친구들은 카페나 호프 같은 데 가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우리 땐 아니지만 그 아르바이트는 언젠가 알바라고 줄여 말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한 달 내내 일해서 십수만 원 정도 받는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나 고민했었다.
그러다 선택한 아르바이트가 바로 막노동이었다.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내게 막노동은 세 가지 장점이 있었다.
당시 산에 미쳐 있었던 내겐 특히 그랬다.
주말엔 인수봉에 달라붙어야 했기에 어떻게 해서든 짧게 일하고 큰돈을 벌어야 했다.
우연히 선배에게 막노동 이야기를 들었고 무작정 동네 인력소개소에 갔다.
첫날 기억이 난다.
해본 적 없는 노동 일을 한다는 두려움도 있었고, 실제론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첫인상엔 아저씨들의 험상궂은 모습도 그랬다.
내게 있어선 무거운 등짐을 지고 계단을 오르는 행위도 등산의 일부였다.
나름의 훈련이라 생각했는데 돈을 준다는 게 다른 점이었다.
너무 열심히 해서 하루에 이틀 치 일당을 받은 적도 두 번이나 있다.
나중엔 소개소에서 집으로 전화를 해줘서 현장으로 바로 갈 수 있게 해 주게 됐다.
학교 그만두고 일하라는 소장도 있었다.
난 당시 제일 잘 나가던 전자 전공이었는데 그보다 더 전망이 있다는 꼬임이었다. ^^
여름 방학 땐 도시가스 공사를 하는 쉬운 현장에 배치받았다.
그분들의 배려였다.
덕분에 등록금도 보태고 남은 돈으로 등산장비도 샀다.
당시 하루 4.5만 원을 받았다.
거기서 5천 원을 소개료를 제했지만 학생인 내겐 엄청 큰돈이었다.
재밌는 건 난 그 일을 노동이라 생각하지 않았다는 거다.
대학 가서 배운 술이지만 술을 마시기 시작한 내게 술도 사줬고 아침, 참, 점심, 참 심지어는 저녁식사와 술도 얻어먹었다.
짧은 시간에 친구들보다 돈도 많이 벌고 운동도 했는데 밥도 주고 술도 사줬다.
학생인 내겐 접하기 어려운 비싼 음식을 술안주로 접할 수도 있었다.
의외로 재밌는 일도 많았다.
볼 꼴 못 볼 꼴도 많이 봤던 것 같다.
언젠간 내 글을 통해 쓸 일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난 중학생 때 대졸 초봉 수준의 소득이 있었다.
물론 나 혼자 일해서 번 거다.
아무튼 돈의 개념에 너무 일찍 눈을 뜬 게 문제일 순 있겠지만 돈의 의미를 쉽게 생각한 적은 없었다.
돈은 늘 노력의 대가였고 아이디어가 좋으면 더 큰 대가가 따라온다는 걸 알고 있었다.
중학생 때 그 큰 소득을 올릴 수 있었던 건 나만의 노하우였고 친구들이 놀기 바쁠 때 나는 일을 했다.
웃긴 건 토요일 방과 후 오후에 5시간 정도만 일하면 됐다.
어릴 때 돈이 많으면 친구들이 꼬인다는 걸 알게 됐다.
안타깝지만 그게 그것 때문이란 걸 알게 된 게 이십 년이 더 지난 시점이었다는 거다.
힘든 걸 안다고 하는 아이들...
힘든 게 뭔지 대체 알긴 하는지 모르겠다.
나도 윗 세대들의 힘듦을 잘 모르겠는데 말이다.
힘들다는 건 절대적일 수 없다.
상대적일 수도 없다.
기준치라는 게 없고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일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든 걸 안다고 하는 아이들을 두고 혀를 차는 나는 또 뭔가?
힘듦이라는 건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거다.
내 관점으로 상대의 힘듦을 평가할 순 없는 거다.
하지만 내 힘듦이 절대적일 수는 없는 거다.
그걸로 모든 행위가 용서될 수 없다.
절대적이란 것도 상대적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분명 어떤 기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체 이 글은 언제 쓴 걸까? 최근 쓴 글인 것 확실한데...
요즘은 무의식 상태에서도 글을 쓰는 모양이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