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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확신하나요?

by 루파고

내가 기획한 사업도 확신할 수 없는데 남의 사업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감춰진 진실이 존재할 거라고 의심해본 적은 없나?


보통 피투자자는 투자받을 욕심에 투자자에게 진실을 왜곡시키거나, 오염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진정성이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크게 부풀리기까지 한다.

피투자자가 이럴진대 속된 표현으로 브로커(우리나라에서는 이미지가 좋지 않은 표현이 됐다)의 경운 좀 더 심각하다.

사업의 이해도부터 문제다.

흔히 투자를 받으려면 홀딱 벗어야 한다는 표현을 한다.

투자자의 위치에 서 보면 상대의 여러 가지를 살피게 된다.

어쩌면 신입사원 응시자를 마주한 면접관도 비슷할 것 같다.

용모, 자세, 태도, 언행, 의지, 열정, 투지, 근성, 환경, 성격 등을 살피게 된다.

물론 전문성과 그에 따른 진정성이 전제되어 있을 때 그 자리가 성립될 거다.


투자자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피투자자에는 없는 안목이라는 걸 갖고 있다.

물론 그렇지 못한 투자자도 있고 안목이 뛰어난 피투자자도 있게 마련이지만 일반적인 상황을 말하는 거다.

사실 서로가 전문 지식을 갖고 있다면 몇 마디 대화를 나눠보면 상호 간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기에 진위 자체를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브로커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쉽게 성사될 수 있는 일도 망쳐버리곤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자기 사업도 아닌데 자기 잇속을 챙기려 하는 얄팍한 욕심이 가장 큰 문제다.

오래전엔 내가 피투자자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반대의 상황이 되다 보니 많은 사례들을 접하면서 그들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게 그리 어렵지가 않다.

그들이 놓치고 가는 부분이 무엇인지 간파할 수 있고, 그들의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훤히 꿰뚫고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말았다.

그런데 투자자에게도 큰 문제가 있다.

피투자자와의 괴리가 여기서 발생하곤 한다.

투자자가 주머니를 여는 과정엔 검증이라는 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투자자는 조급하다.

심지어는 다른 데서 투자가 들어올 것 같으니 빨리 검토해 달라는 협박 아닌 협박성 메시지가 들어오기도 하는데 미안하지만 정말 독보적인 아이템이 아닌 이상 투자자의 빈정만 살뿐이다.

투자자는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고자 하는 입장이기에 자체 검증을 거쳐 외부 검증까지 완료한 후에 그것도 모자라 시뮬레이션까지 해본다.

물론 봉준호 감독이 영화 괴물 투자유치를 받았던 일례처럼 투자자를 감동시키고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좀 더 수월하리라 싶다.


난 어렵게 투자를 받아내고도 실패한 비즈니스가 있다.

사업엔 예상치 못한 다양한 변수가 항상 도사리고 있다.

얼마나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돌렸는가에 따라 사업의 성공은 가까워진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완벽하게 만들었다 하는 소프트웨어들이라 할지라도 개발자 누구도 볼 수 없었던 허점은 늘 존재하고 있다.

열 번 넘게 퇴고한 소설도 종이책이 되어 나온 후에야 오타가 보이거나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완벽이란 있을 수 없지만 완벽에 가까운 걸 만들어내는 과정이 투자자, 피투자자에게 필요한 거다.

투자에 조급함이란 있을 수 없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면 성공으로 가는 길은 절대 열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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