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파고 Sep 08. 2019

라오스에서 산적 만나봤니? part.2

라오스에서는 밤에 운전하고 다니지 말자

숙소는 예약하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호텔 예약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12시간을 운전하고 나니 체력은 거의 실신 상태에 가까웠다.

어쨌거나 눈을 떴을 땐 멀쩡히 잘 자고 일어난 건 확실했다.

공기가 좋아서 그럴까?

피로 회복이 빠르다는 것을 실감했다.

맑은 공기가 비타민이다.


마침 호텔에 풀장이 있었지만 다들 수영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다.

빨리 아침식사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숙소를 빠져나와 볼라벤 고원으로 가는 길.

라오스 수박이다.

길거리에 옆에 이런 식으로 수박을 파는 사람들이 줄지었다.



팍세 지역에는 공단이 많다.

세계적인 커피 가공 공장도 있었다.

도로는 확장공사에 한창이었는데 아스팔트가 깔린 것을 보고 반갑기까지 했다.

포장 상태는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수십 킬로미터의 거리를 확장하고 있다는데 문제는 예산이 없어 딱 이 상태에서 정지되었다고 한다.



가는 길에 커피 농장까지 가이드를 해줄 사람을 만나기 위해 약속 장소에 들렀다.

보기에도 무섭게 생긴 큰 개 두 마리가 목줄도 없이 자고 있었다.

사람 소리가 나도 눈만 잠시 뜨고 볼 뿐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이스크림 가격은 한국 수준이다.



우리가 잠시 멈춘 곳은 팍세에서 유명한 리조트라고 한 것 같다.

드론을 올려 주변을 살펴도 온 천지에 볼 거라고는 조그만 호수 하나 뿐이었다.




볼라벤 카페다.

이 곳은 태국인 소유의 볼라벤 최대 규모 커피농장이란다.

커피는 아주 진하고 맛있다.

얼마나 큰지 궁금해진 나는 귀찮음을 극복하고 드론을 띄웠다.



말 그대로 어마어마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커피농장이다.



결점두를 찾는 작업이다.

흔히들 핸드픽이라고 한다.

완전 수공이라 이런 걸 보면 커피값을 논하기가 애매해진다.



우리가 방문한 커피농장&리조트다.

195ha 규모인데 이정도는 소규모 농장이란다.

한국인 소유의 농장으로 매우 유명한 분이다.



커피가 무럭무럭 익어가고 있었다.

종자가 다른 게 있다?



농장 시찰에 나섰다.

잘 익은 커피 과육을 벗겨내니 커피콩이 드러났다.

커피는 여러 과정을 거쳐 우리 손에 들어온다.


열매 따기 - (건조) - 과육 벗기기 - 세척 - 건조 - 핸드픽 / 여기까지가 농장에서 이뤄지는 프로세스다.



포장상자를 한 컷 촬영했다.



커피나무 이파리는 이렇게 반짝반짝 건강한 빛을 낸다.



커피를 말리는 곳이다.

이렇게 말린 커피의 과육을 벗기는 작업을 하면 아래처럼 된다.



과육을 벗기는 작업장이다.

아쉽지만 이 작업 역시 사람이 한다.

염전 작업 만큼이나 힘든 육체노동이다.

어려운 노동이라 라오스 소수민족(기억나지 않음)들을 데려와 쓰는데 자꾸 도망간다고 한다.

이해 못할 이유가 없어보였다.



커피농장 위로 드론을 띄웠다.

작다고 하지만 여기도 엄청난 규모다.

커피는 엄청난 규모의 토지와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농장 방문을 종료하고 팍세 시내로 돌아오는 길에 소떼를 만났다.

소는 차에게 양보해줄 생각이 없다.

한참을 기다리자 소떼들이 숲으로 들어갔다.

아프리카 사파리도 아니고......



라오스의 초등학교다.

기나는 길에 멈춰 서서 사진 한 컷 남겼다.


우리의 일정은 빠듯하다.

농장을 나온 일행은 곧장 비엔티안으로 돌아가기로 합의했다.

나는 또 운전을... ㅋㅋ

완전 군대 훈련 나온 느낌?



돌아오는 길에 과일 좀 사겠다고 찾은 시장이다.

제주도 오일장 비슷한 규모다.



돌아오는 길, 가이드의 친정집이 가는 길목에 있다며 식사를 하고 가잔다.

마침 동네에서 작은 가게를 하신다는 부모님.

그곳에서 저녁밥도 먹고 말도 잘 안 통하지만 잘 웃고 떠들다 왔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도로 위에는 그냥 별만 빛을 발할 뿐, 빛이라고는 우리 차량의 헤드라이트 외에는 없었다.

자정을 넘어가니 도로에는 차량조차 다니지 않는다.

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 여정인데 피곤함이 지쳐가고 있었다.

한참 비포장 도로를 달려 내리막길 끝부분에 다가가니 왠걸?

도로에 통나무 세 개가 아주 애매하게 놓여져 있었다.

차가 지나가기에 아주 애매한 가격으로 말이다.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차 옆에서 누군가 칼을 들고 다가오는 게 보였다.


산적이에요. 도망가요.


함께 온 가이드가 소리쳤다.

나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헤드라이트 불빛에 집중했다.

오른쪽 끝에 잘 하면 차가 빠져나갈 수 있을 듯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엑셀러레이터를 콱 밟으니 바퀴는 흙먼지를 일으키며 급출발했다.

그 틈은 정말 애매하게 차가 빠져나올 정도의 폭이었다.

그 순간은 정말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극도로 고조되었던 긴장감은 정신이 바짝 들게 했다.

나중에 다들 숨을 고르고서야 가이드의 설명이 있었다.
1년 전 루앙프라방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산적을 만나 두 명이 살해됐다고...

우리도 어쩌면 비슷한 상황이 됐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등골이 서늘했다.


이제는 체력도 다 됐는지 운전도 힘들어졌다.

운전을 교대하고 차에서 그대로 기절했던 모양이다.

눈을 떴을 땐 이미 비엔티안에 도착했으니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라오스에서 산적 만나봤니? part.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