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파고 Sep 10. 2019

라오스에서 산적 만나봤니? part.3

라오스 야시장과 민생 투어

다음날 아침 우리는 비엔티안에 도착해 식사를 마치고 잠시 아침잠을 잔 후 라오스의 산업단지 같은 곳을 방문했다.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궁금하기도 했는데 막상 그곳에 가보니 재밌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이런 곳도 있고


이런 것도 있다.

극과 극이다.


이곳을 나와 메콩강 주변의 한국인 게스트하우스를 찾았다.



허름하지만 한국인 여행자는 이곳을 필수적으로 찾아드는 것 같았다.



주변에 위치한 정육점을 찾았다.

한국인을 위해 소나 돼지를 부위별로 구분해 판매하고 있다.

친절하게도 부위 별로 라오스 말로 설명도 해 놨다.


우리는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야시장에 가기 위함이다.

동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시간을 때웠다.



동네 주유소. ^^



야시장은 몇 킬로미터에 달했다.

분명히 낮에는 없던 천막들인데 한순간에 솟아오른 듯했다.

그 시간에 맞춰 세계 각지에서 라오스를 찾은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어마어마한 인파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드론을 띄울 수 없는 장소였다.

물론 그 당시에 드론에 관한 규정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드론을 띄워 야시장의 규모를 보기로 했다.



동영상도 촬영해 두었는데 어디 갔는지 보이지는 않는다.

드론으로 날아도 한참을 갔던 기억이다.


밤거리를 하염없이 쏘다니다 피곤에 절어 드디어 발길을 돌렸다.

딱히 의미 없는 나들이었다.

야시장이라는 것 외에는 딱히 이색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내가 감성이 무뎌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드디어 호텔 건너편에 있던 식당에 가보게 됐다.

칼스버그 간판이 있던 곳인데 비싼 축에 속하는 곳이라 현지인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식당 전경을 파노라마로 촬영했다.

매우 더운 날씨였지만 이미 익숙해져서 그런지 밖에 있어도 버틸 만했다.



이것저것 음식을 주문하고 맥주를 마셨는데 이틀간 장거리를 뛴 탓인지 겨우 맥주에도 취기가 올랐다.

이 식당은 친절하게도 맥주잔이 비면 술을 따라 주었다.

그러고 보니 말레이시아 식당에서도 칼스버그 회사 의류를 입은 여자가 맥주잔에 술을 따라주었던 기억이 난다.

느낌이지만 그게 동남아에서의 칼스버그 마케팅인지 모르겠다.



드론 음주운전으로 물에 빠진 탓에 드론은 홀딱 분해됐다.

드라이어로 말리고 하니 작동은 잘 됐지만 배터리 하나는 손실됐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라오스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보러 나섰다.

특히 중국인들이 대거 매입해 개발하고 있다는 지역을 방문하기 위해서다.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라오스에서 교통경찰에게 단속된 곳 근처를 지나다 발견한 곳이다.

건축 가설 자재를 보니 라오스가 얼마나 후진국인지 알 것도 같았다.



중국인들이 개발하고 있다는 지역의 초입이다.

여기서부터 중국색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있었다.

역시 중국인을 위한 곳이란다.



근처에서는 행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카약 대회 같은 것이었는데 도박도 이뤄지는 듯했다.






우리는 호텔에서 마시던 커피의 정체가 궁금했다.

샘플을 구해 가기로 작정하고 역시 서상궁 사장님의 도움으로 시장을 찾았다.

마침 커피 거래가 이뤄지는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외곽의 마트에 들러 구경도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지인들에게 줄 선물도 구입했다.

코코넛 나무로 만든 그릇과 젓가락이 내 목표였는데 마침 마트에서도 판매하고 있었다.

나뭇결이 너무 예쁜 코코넛 나무.

국내에서도 한때 유행했었다고 하는데 문제는 나무가 마르면서 결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유행은 유행일 뿐 목재로써의 가치는 떨어진다고 한다.

그래도 패턴 하나는 예술이다.



저녁엔 다시 야시장이 열리던 거리를 걸었다.

다음날이면 라오스를 떠나야 해서 라오스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눈에 더 넣으려는 생각이었던 듯싶다.



우리나라에서 드론을 띄우면 옥상에 칠한 녹색 방수페인트 때문에 온 천지가 녹색이다.

라오스는 붉은색 기와를 얹은 지붕이 많이 붉은 편이다.

최근 열을 많이 흡수하는 녹색 방수페인트의 색을 흰색으로 바꾼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언젠가는 한국의 버드뷰가 녹색에서 흰색으로 바뀌게 되려나 싶다.



많은 사진을 찍었지만 이 한 컷의 사진이 참 맘에 든다.

구름도 예쁘지만 메콩강에 기대어 사는 주민들의 모습이 자연과 한껏 어우러진 모습이 라오스의 참모습인 것 같다.





어느 일정에 벌어진 일인지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

라오스 교통신호 체계를 잘 모르던 나는 본의 아니게 신호위반을 하게 됐다.

무려 1km 이상을 달렸는데 뒤에서 오토바이 한 대가 따라붙었다.

잘 보니 교통경찰 같았다.

차를 대라고 해서 바로 갓길에 정차를 하니 라오스 말로 뭐라 뭐라 한다.

잘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무조건 따라오라는 거다.

어쩔 수 없이 따라가니 감시초소 같은 부스가 하나 있었다.

거기서 근무하는 경찰인 것이다.

영어로는 대화를 할 수 없어 서상궁 식당 사장님에게 SOS를 취했다.


10분 정도 되어 나타난 사장님이 경찰과 한참을 실랑이하기 시작했다.

화가 잔뜩 나신 듯 보였다.

경찰이 하는 말을 전해 들으니 어이가 없다.

교통 범칙금을 교부하려면 경찰서로 들어가야 한다.

여행 다니셔야 할 테니까 그냥 돈을 달란다.

그것도 푼돈 같으면 손에 쥐어주고 말았을 일인데 거의 지들 한 달 급여에 가까운 돈을 달라고 생떼였다.

하지만 우리는 딱히 바쁜 일정이 없었기에 경찰서로 가자고 했더니 경찰 얼굴이 울그락 붉으락.

한 시간에 가까운 타협이 이뤄졌다.

처음 제시한 금액의 절반 정도에 마무리하기는 했지만 너무나도 얼토당토않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후진국일수록 이런 일이 많은 법이지만 직접 당하고 보니 우리나라의 과거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했다.


산적을 만나고도 도망쳐 나왔는데 결국 경찰한테 털리고 말았네요.



매거진의 이전글 라오스에서 산적 만나봤니? part.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