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를 수 있다는 풍요로움

by 루파고

허리가 좋지 않아 무턱대고 자전거를 탄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 차가 됐다.

평상복도 잘 안 사는 터라 자전거 의류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려 삼 년을 단벌로 라이딩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찢어져서 바꾸거나 하는 외엔 새로 의류를 구입하지 않았던 거다.

그래서였을까, 단벌일 땐 이런 사소한 사치를 몰랐다.

두 벌이 되자 난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기껏 두 벌인데 말이다.

풍요로움에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환경인 것인지 새삼스럽다.


난 어제 입었던 라이딩 의류가 빨래 건조대 위에 걸려있는 걸 보며 흐뭇한 마음으로 흘겨본 후 다른 옷을 주섬주섬 입고 잠실선착장으로 나왔다.

오늘은 원래 왕복 200km에 달하는 노동당사 혹은 양구 옛길 라이딩을 가려했지만 그냥 짧게 동부 5고개로 코스를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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