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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Aug 01. 2022

64.낚시하는 남편 요리하는 아내, 제주남원 현지인식당

정해진 메뉴가 없는 이상한 식당

이 식당은 제주도민이 된 지 몇 년 안 된 제주도 현지인이 소개한 맛집이다. 태흥리의 지역주민들이나 다니는 낚시터에 벵에돔 낚시를 갔다가 인연이 된 현지인(그 역시 오래전 제주민이 된 외지인)을 통해서 알게 된 집이라고 했다. 요즘 업무가 바빠서 제주에 자주 내려가지 못하는 형편이라 이 묵은 사진들을 보면 자꾸 제주행 티켓을 끊고 싶게 된다.

워낙 할 일이 많아 제주도 가서 낚싯대 드리울 여유가 없어진 요즘, 나 스스로 게을러진 탓 아니냐 반문도 해 보지만 역시 스케줄이 빡빡해서 제주행 계획은 지울 수밖에 없다.

남들은 제주에 집이 없어, 차가 없어 못 간다는데 비행기만 타면 모든 게 해결되는 난 이게 뭔가 싶다. ㅠㅠ

아무튼 요즘은 낚시로 소일하는 것 같은 여유를 부릴 상황이 아니어서 향후 20년 후? 체력이 받쳐주지 않을 때나 되면 일을 접고 여유로운 제주의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르겠다.



음식은 완전 전라도 판이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제주도는 지금도 전라도 관할에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통계청도 전라남도 통계청 데이터에 속해 있다. 이 식당 역시 전라도에서 오신 분이 운영하고 있다. 아주 조그만 곳이라 인터넷에 검색해도 안 나올 수도 있다.



애피타이저 급으로 나온 건데 이건 뭐 술 마시기 전에 아르기닌 보충하라는 수준이다. ㅎ



벵에돔이다. 사실 귀한 녀석인데 여기선 흔하다. 물론 다 떨어지면 상에 내놓지 못하시겠지만 말이다. 나도 한창 낚시에 열심일 땐 벵에돔 잡아서 별 걸 다 해서 먹었던 시절이 있다.



벵에돔 및 어떤 회라고 했다. 이걸 왜 이런 접시에 내놓나 싶긴 한데 직접 잡은 게 맞다고 했다. 냉장실에 이렇게 보관해서 약간의 숙성을 거쳐 내놓은 거라는 데 좀 아쉽긴 하지만 회 맛은 역시 벵에돔이다. 왼쪽 붉은 회는 뭔지 모르겠다. 아무튼~



원랜 횟집도 아닌 식당에 이런 것도 주니 많이 새롭다. 소라찜에다 문어숙회라니. 이것만 가지고도 만 원은 받아도 되겠다만...



비주얼도 전라도, 맛도 전라도.

직접 담근 김치 종류들이 입맛을 돋운다.



와우! 술안주다!



술안주를 보고 술을 아니 마실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 있을까?



문어숙회도 아주 쫄깃 달달하다. 상차림이 너무 화려해 대체 이게 얼마짜리 밥상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절대 비싼 식당이 아님은 알고 있는데...



너무 술을 많이 마셨나? 사실은 그보다 술을 마시게끔 했다. 자꾸 술안주가 이어지고... 맛이나 없으면 안 먹으면 되는데 어느 하나 맛없는 게 없어서 술을 멈출 수가 없었으니 말이다.



무슨 매운탕인가 했더니 이것도 벵에돔 매운탕이다. 벵에돔 낚시를 즐겨하는 나도 이렇게까지 버라이어티 하게 먹어본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모르긴 해도 이 집 냉장고엔 벵에돔이 가득한 것 같다.

벵에돔은 15cm 이상 되어야 잡을 수 있는데 대충 보니 딱 그 정도 이상은 되는 녀석들 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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