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자, 버림받는 자

나는 어떤 입장인가?

by 루파고

난 버림받는 데 익숙한 사람이다.

트라우마도 있었고 그걸 겪고 버티고 참다 보니 나름의 도를 닦은 수준이 되고 말았다.

웃고 싶어도 참을 줄 알며 울고 싶어도 참을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물론 꽂히면 다르지만)

아무튼 고로 감정 표현에 게으른 사람이 된 거다.

화가 나도 평상심, 행복해도 평상심...

그게 나의 가장 큰 문제점이자 가장 큰 결점이었고 현재도 그렇다.

문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얼굴 표정엔 몽땅 드러나는 게 문제였다.

아니! 사실은 그게 문제다.

난 버림받는 상황을 여러 번 겪으면서 나도 모르게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다.

사실 별 거 아니다.

그저 내려놓는 거다.

희망도 미련도... 그냥 말이다.

다투기도 싫고, 다툰 걸 가지고 가타부타 따지기도 싫다.

'내가 옳고 네가 그르다'는 등의 개인주의적인 논리를 두고 떠들기도 싫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도 모르게 나의 변명을 찾고 있었다.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음에도 말이다.

본성인가? 본능인가?

이젠 나도 모르겠다.

이게 원래 나인지도...

어쩌면 버림받는 게 익숙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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