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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Jul 18. 2022

57.바로 벗기는 부산 곰장어 로컬맛집 초연숯불장어

부산 초읍동에 부산 로컬들만 다니는 맛집이 있더라

우선 부산의 곰장어 맛집 두 곳을 소개한 글 링크를 쓰윽~

https://brunch.co.kr/@northalps/1090


곰장어 맛집을 여러 곳 다녀보니 각기 개성이 있는데 조리법과 양념도 중요하지만 어디에다 굽느냐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단 걸 알게 됐다.


부산어린이대공원 근처에는 오랜 맛집들이 꽤 많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지만 초연숯불구이 같은 경우는 벌써 열 번은 다녀온 것 같다.

어쩌면 이미 열 번이 넘었을 수도 있다.

일주일 동안 6일을 간 기록이 있으니 말이다.

매번 갈 때마다 방금 껍질이 벗겨진 채 고통스러워하는 곰장어의 꿈틀거림을 견뎌야 하는데 비위가 약한 사람들이라면 쉽지 않은 장면일 것 같다.

궁금하다면 아래 동영상을 ㅎㅎ

벗겨놓은 곰장어는 정말 뱀 같아서 징그러운 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더 어쩔 수 없는 건... 너무 맛있다는 거 ㅠㅠ

아무튼 인간은 너무 잔인한 것 같다.


서너 번 찾아갔을 때까지만 해도 사진을 열심히 촬영해 둔 덕에 소금구이, 양념구이, 바닷장어(붕장어) 사진들이 있다.

민물장어 등 다른 메뉴도 있긴 하던데 우린 항상 이것만 먹었다.


예전에 원일곰장어에서도 할머니가 곰장어 벗기는 모습을 보며 감탄 아닌 감탄을 했었는데 여기선 벗겨 나온 것만 가지고도 껍질 벗기는 장면을 예상할 수 있었다.

징그럽긴 하지만 맛이... 너무 맛이 있는 걸 어쩌나...



기본 상차림이야 다 거기가 거기지만 여긴 삶은 땅콩을 주더라는.

다음에 가도 주고, 또 그다음에 가도 주는 걸 보니 고정 메뉴인 것이 분명하다.



숯불 화로가 올려지면 바로 껍질이 홀라당 벗겨진 곰장어가 나온다.

석쇠 위에 곰장어를 올리면 마구 꿈틀거리는 통에 석쇠 밖으로 튀어 나가기 일쑤다.

집게로 도망 나가는 녀석들을 죄다 주워 모으며 앞뒤로 뒤집어 굽는다.

사실 서울에선 이런 곰장어를 구경하는 게 쉽진 않다.

곰장어 사이즈도 그렇고 말이다.



타지 않게 살살 뒤집어 가며 굽는다.

이게 주된 노동인데 여차하면 타버리니 열과 성을 다해 굽는다.

입에 침이 고일 무렵이면 곰장어의 뼈에서 하얀 심이 나온다.

저걸 공식적으로 뭐라 해야 할까 싶었는데, 아마도 연골이 아닐까 싶다.



어느 정도 익기 시작하면 다들 젓가락질이 바쁘다.

사진 찍을 틈도 없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벌써 석쇠 위의 곰장어는 절반 정도 사라지고 없다.

그래서 배가 고플 때 오면 안 된다는...

처음 갔을 땐 붕장어까지 주문해서 생강이 따라 나왔었는데 부산 사람들은 곰장어에 생강을 먹지 않는 듯했다.

서울 촌놈들이야 곰장어 먹는 방법에 익숙하지 않으니 그야 식성대로 먹는 수밖에.



바로 손질한 붕장어도 아주 신선해서 꿈틀거리기는 매한가지인데 곰장어에 비하면...

아무튼 붕장어도 숯불 위에 올리니 꿈틀꿈틀 난리가 난다.

얼마나 뜨거울까마는...

우린 맛있게 먹어야만 하는 의무가 있기에.



앞뒤로 노릇노릇 익으면 먹을 때가 되어간다는 증거.

붕장어 구이를 먹어본 지가 언제던가?

어릴 땐 붕장어 회가 너무 저렴해서 하찮게 보던 녀석들인데 이제는 몸값이 꽤 높아졌다.

낚시로 잡으면 줄이 다 꼬여서 좀 피곤한 아이들이기도 할 정도로 힘이 워낙 센 녀석들인데...

고소하기로 해도 어느 생선 못지않고 식감이야 말할 것도 없으니.



노릇하게 익은 포동포동한 살을 보니 침이 고인다. (지금도ㅠㅠ 이 글을 점심 전에 쓰는 내가 미친X지)

아무튼 1점에 1잔이다.



위에서 빼먹었는데 바로 잡은 곰장어 속살은 이렇다.

내장이겠지?

이렇게까지 세세하게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새로운 발견이 아닐 수 없었다.

잘 보면 곰장어 간도 있다.



맛은 다 봐야 하겠기에...

양념곰장어도 주문했고.



양념을 그냥 보내기에 아쉬우니 밥도 볶았다.

열심히 먹고 배 채운 후 배 두드리면 퇴청.






이 사진은 3일 연속으로 갔던 날이다.

그 후로도 3일을 더 갔는데...

7일 동안 6일을 간 셈이다.

이상하게 자꾸 술자리가 잡혀서 이 집으로 가게 됐다는... ㅠㅠ

아무튼 꽂히면 큰일이다.



이번엔 두 명이 간 거라 양념곰장어는 건너뛰었다.

둘이 먹은 것 치고는 너무 많이 먹긴 했지만 말이다.


요즘은 다른 맛집들 발굴하느라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간다.

부산에 맛집이 왜 그렇게 많은지 다 돌아보려면 10년은 걸릴 것만 같다는~

이 글을 쓰는 것도 이젠 질릴 만큼 자주 다녔기 때문에 공유해도 될 것 같아서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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