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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Aug 04. 2022

66.해운대에서 뉴욕피자, 이태원에서 뉴욕피자

역시 외국인들은 피자로 해장한다더니~

누가 주정뱅이 아니라 할까 봐, 이런 명품 피자집을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다녀왔다. 알고 간 것도 아니고 그냥 2차로 피맥이 생각나서 숙소 근처에서 제일 가까운 피잣집을 찾은 곳이 바로 뉴욕피자이다. 그런데 피자가 너무 맛있어서 술이 확 깨는 것 같았다. 세 명이서 두 판이나 흡입했을 정도니까 말이다. 문제는 해운대 포장마차에서 랍스터를 사 먹고 호텔에 들어갔다가 술이 모자라 나온 거라 이미 뱃속은 거의 가득 찬 상태였다는 거다. 그런데 이곳이 그냥 피잣집이 아니란 걸 알고 한번 더 놀랐다. 소 뒷걸음 치다가 쥐 잡은 격이었다.

나중에 검색해본 후에야 알게 됐지만, 뉴욕피자는 수요미식회라는 프로그램에서 극찬을 받은 곳이라고 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본점은 이태원에 있고, 더군다나 남산 라이딩 마치고 내려오는 길목인 녹사평역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는 거다. 내 구역 아닌가?



지금 보니 술을 그렇게 마시고도 이렇게 사진을 잘 찍어둔 걸 보면 여간 만족스러운 게 아니었던 듯싶다. 이놈의 알코올성 치매가 문제는 문제다.



이 사진은 만족스럽진 않지만 세 명 모두 탄복하며 경쟁이 붙고 말았다. 결국 한 판 더 주문하는 불상사가 일어나고 말았으니...



짜잔! 에일 맥주와 함께 먹는 페퍼로니 피자. 대체 얼마나 많이 먹은 건지 배가 불러 터질 지경이었음에도 한 조각 안 남기고 모두 흡입하는 이 술고래들 같으니라고...



글 쓰며, 아무리 봐도 맛있어 보인다. 오죽하면 서울 돌아와서 이태원 본점에 찾아가기에 이르렀으니.






짜잔! 드디어 날이 잡혀 이태원 본점으로 향했다. 퇴근 시간에 이동하면 길이 막힐 것을 우려하여 조기퇴근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사용했다. 강남 한복판에서 이태원까지 가는 길은 결코 만만한 코스가 아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게 훨씬 빠른데... 혼자라면 쫄쫄이 복장으로라도 가기야 하겠지만 혼자 가서 먹고 올 양은 아닌지라. ㅎ (사실 쫄쫄이 입고 혼자 다니면 쫌 거식이 하다.)



카카오맵에서 안내한 곳엔 다른 식당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새 이사를 한 건지,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지노스피자라는 간판 밑에 아주 조그맣게 뉴욕피자라고 쓰여 있었다. 1층은 다른 식당이고 뉴욕피자는 2층에 위치한다. 정말 어렵게 찾았다. 덴장~



예상은 했었지만 역시 웨이팅이...

여간해선 아무리 유명한 맛집이라도 줄을 서가며 먹는 걸 기피하는 편인데, 여럿이서 작정하고 먼 이태원까지 와서 웨이팅을 꺼릴 이유는 없었다. 다행히 20분 정도 기다려 입장할 수 있었고 용산구청과 녹사평대로, 멀리 청계산 뷰가 터지는 나름 괜찮은 뷰가 터졌다. 오른쪽에는 용산 미군기지 부지다.

내가 자전거 타고 내려가는 길이고 왼쪽엔 우리 이태원 지점이 있었던 곳이다.



이번엔 맨 정신으로 온 거라 작정하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피잣에 비해 그리 비싸지도 않다. 수요미식회에서 극찬한 피자의 가격이 이 정도라면 그다지 부담이 가는 요리는 아닌 거다. 다만 맥주 가격이 쫌~ 우리 같은 주당들에게 이런 가격의 맥주는 쫌 부담스럽긴 하지. 한두 잔 마시는 것도 아니고...



테이블 세팅은 이렇다. 해운대에서 먹을 땐 아무 개념이 없었는데, 역시 맨 정신이 최고다. ㅋ



주방 안에 피자 명인으로 보이는 외국인이 도우를 만드는 게 보인다. 오픈 주방이다.



피자 나오기 전에 역시 에일 맥주를 연거푸 두 잔을 쏟아부었다. 한 잔에 11,000원이니 세 잔이면 피자 한 판이다. ㅠㅠ



메뉴명은 기억나지 않는다. 반반이네. 암튼 이번엔 제대로 맛을 보기로 한다. 역시 기가 막히는데 도우는 이번에 제주도에서 먹었던 LIFE의 페스츄리 도우(내일이나 써 볼 생각이다)가 훨씬 나은 것 같다.



작정하고 온 거라 충분히 먹을 것이니 이번엔 침착하게, 아주 침착하게, 경쟁심을 버리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아주 천천히 맛을 보다가 역시 속도를 주체하지 못했다. 배가 고프기도 했고...



풀샷?



이것도 먹었다. 아~ 그~ 유명한 세 살 박이 아이도 안다는 그 치킨. 독특하게 샐러드가 나온다.



두 번째 피자. 해운대에서는 느끼지 못했지만 토핑이 유러피안 같지 않나? 이런 쪽으론 좀 약해서. ㅎㅎ

아무튼 맛있으면 되지. 지금 이걸 맛집 후기라고 쓰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역시 풀샷이다. 맛깔난다. 해운대점도 다시 한번 들러봐야겠다. 하긴 얼마 전 배달 주문으로 거래처 대표님 댁에 보내드렸는데 기가 막히게 맛있더라던 후문이 들려왔다. 식어도 맛있는 것 같더라만 역시 이 피자는 매장에서 바로 먹는 게 더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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