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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Aug 05. 2022

67.페스츄리도우 피자가 맛난 제주도 LIFE

이런 피자라면 더 비싸도 먹겠다

주정뱅이 한작가는 여름휴가로 제주에 가서도 혈중 알코올 지수를 낮출 수 없었다. 물론 평소의 패턴은 깰 수 없기에 저녁식사는 언제나처럼 술자리를 만들었다. 역시 제주도 현지인 서프로님과 함께...

1차는 김도희의 갈치창고에서 갈치조림과 갈치구이를 먹고 대리운전으로 노형동으로 이동했다. 역시 소주 뒤엔 맥주가 정석의 코스니까 말이다. 나도 제주도라면 아는 식당 많은 편인데 역시 현지인답게 내가 모르는 곳으로 끌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니 술맛도 기가 막힌다. 대리기사님은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근처를 두 바퀴를 돌다 근처에 주차하는 걸 포기하고 최대한 가까운 곳에 차를 댔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지만 뛰긴 싫고 해서 빠른 걸음으로 이곳을 향했다. 롯데마트 아래쪽에 위치한 LIFE. 피자 전문점인 것 같긴 한데 간판이 묘하다. 알지 못하면 올 수 없는 곳이다.


https://brunch.co.kr/@northalps/1780



웰컴 드링크... 는 아니고, 내게 있어 맥주는 웰컴이란 뜻이다. 여긴 하와이 맥주인 웨이브 생맥주를 판다. 오래전 홍대에서 참 맛나게 먹은 기억이 있는데 안타깝게도 야긴 좀 싱거운 느낌이었다. 술이 과한 건 아니었지만 한라산 21년 산을 먹고 와서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먼저 맥주 시켜놓고 절반 정도 홀짝거렸을 쯤 되자 바구니에 소담하게 담긴 팝콘이 나왔다. 서비스 메뉴인 거다. 그런데 비주얼이 나쁘지 않았다. 이거 뭔가 내공이 좀 느껴지는 곳이란 느낌 있는 느낌이 들었다.

맥주 한 모금 들이킨 후 팝콘을 맛보니 고소하고 감칠맛 나는 게 역시 일반 팝콘이 아니었다. 정말 이것만 가지고 장사해도 될 거란 생각을 했을 정도였으니까.

극장에서 이런 수준의 팝콘을 판다면 얼마나 좋을까? 돈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들 것이고 외부에서 다른 음식을 사 가지고 들어갈 일 없으니 극장 입장에선 더 좋을 텐데. 담당자들이 타성에 젖은 모양이다.



팝콘을 음미하며 맥주 한 잔을 다 비우고 펠롱 에일 생맥주를 주문해서 홀짝이는데 드디어 피자가 나왔다.

예쁘다!

의외인데?

서프로님이 나를 여기로 끌고 온 이유가 있었던 거다.



설정샷! ㅋㅋ

어떻게 찍어도 예쁘다.

슈가파우더를 뿌려서 그런지 더 예쁘고 달달한 맛이 조화롭다.

그런데 서프로님의 표정이 예사롭지 않다.

이유가 뭘까?



바로 이거였다.

스츄리 도우였다. 뾰족한 부분을 먹으면서 왜 몰랐을까? 일반 도우 식감이 아닌 건 알았지만 이런 녀석일 줄이야.

모르긴 해도 제주시 노형동과 연동에 사는 사람들이 여길 안다면 단골이 되지 않고는 못 버틸 거라 본다.

다음에 또 제주 내려가면 엄마도 한 판 사다 드릴 생각이다.

불효자 안 되려면...

맛있는 거 좀 사드려야지.




이 글을 쓰고 다시 봐도 사진이 너무 잘 나왔다.

웃기는 건 잘 찍으려 특별히 노력한 적 없어도 잘 나오는 사진이 있고 잘 찍으려 해도 잘 안 나오는 사진이 있다. 잊고 있었는데 카메라마다 각기 특성이 있는데 스마트폰 카메라는 내가 카메라라는 선에 두지 않은 것 같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이렇게 만족하며 살면서도 말이다. ㅠㅠ 너무 역설적이다.





방금 서프로님 전화가 왔다. 제주로 휴가 온 친구와 LIFE 가는 중이라고 한다. 나도 가고프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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