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그랬던 것처럼 작년 봄에도 수확철에 맞춰 휴가를 내 제주도 집에 가서 톳과 미역을 뜯어다 마당에 말렸다.
볕이 좋아 하루면 말릴 수 있었던 녀석들은 서울로 올라오는 날 택배로 보내고 난 비행기를 타고 올라왔다.
그렇게 매년 넉넉하게 먹던 미역과 톳이 올해는 무슨 일인지 오늘부로 바닥이 났다.
미역과 톳은 비슷한 시기에 뜯는데 아직 한 달 정도는 더 기다려야 본격 시즌이다.
그동안 미역국이라도 먹고 싶더라도 참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미역귀가 실하다. 정말 맛깔난 비주얼 아닌가?
어린 미역이라 탱글탱글하고 질기지 않다.
이걸로 미역국을 끓이면 그 어떤 음식점보다 맛있다.
톳도 한 자루 뜯어다 마당에 말렸다.
바다 내음이 그리울 때마다 말린 톳을 꺼내 톳밥을 지어먹었었는데 며칠 전에 바닥났다.
제주도 들판에서 캔 달래로 만든 달래장이다.
살짝 매콤한 맛이 느껴지는 제주의 달래는 사실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사시사철 구할 수 있다.
이 달래도 지난 설 명절에 캔 거다.
우린 톳밥에 엄청난 양의 톳을 털어 넣는다.
마트나 시장에서 사려면 비싼 녀석이지만 한 달여만 기다려 조금만 수고하면 일 년 먹을 양이 생긴다.
딱히 욕심도 부리지 않고 먹을 만큼만 뜯는 편이었는데 올 해에는 조금 넉넉히 준비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