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다녀온 게 몇 달은 된 것 같다. 그동안 사진만 묵혀 뒀던 건 다름 아닌 알코올 성 치매 때문이다. 마침 강화도에 볼 일이 있었는데 동행하신 선배님의 제안으로 점심 식사를 편가네된장에서 하게 됐다.
식당을 찾은 건 이미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시간이라 한적했다. 게다가 주말도 아니라 손님이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것 말고도 다른 이유를 하나 더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식당이 자리 잡은 곳을 보니 농지 한복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산한 위치다.
강화도 전체를 관광지라고 볼 수는 없으니 관광지에 위치한 곳이 아니라고 볼 수 있겠다.
난 아무런 정보가 없이 가게 된 거라 어떤 콘텐츠를 담은 곳인지 궁금했다. 식당 입구에는 된장 등 식품 판매점이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편가네된장, 편가네한정식, 편가네매장 뭐~ 이런 식으로 운영하는 듯했다.
일단 된장찌개부터 올려봤다. 편가네된장은 4대째 된장류를 만드는 곳이라 한다. 식당이라는 건 아마 된장 제조업을 베이스로 부가적인 사업을 하게 된 거라고 본다.
어떻게 보면 편가네한정식은 빗맞아도 30년 시리즈에 넣으면 안 될 것 같긴 하지만 글 쓰는 놈 마음이니...
나 같은 일개 맛집 탐방러가 된장 맛을 가지고 얼마나 논할 수 있을까? 그저 100년 전통이라는 것, 진심이라는 것만 해도 맛을 인정해야 할 거라는 믿음이다.
둘이서 점심 먹는데 너무 과하게 주문한 게 아닌가 싶지만, 음주를 하지 않는 선배님의 경우 애주가들의 술값에 비하면 밥 먹는데 쓰는 비용이 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셨고 극히 공감하는 바이다. ^^
유기에 담긴 간장게장이 사진만으로도 지극히 맛깔스럽다. 간이 강하지도 않고 암케가 품은 알도 싱싱하다. 요즘 냉동 기술이 발달해 쾌속 냉동으로 생물 본연의 맛을 유지한다고도 하는데 우리가 방문했을 땐 딱 꽃게 시즌이었기에 생물 꽃게장을 맛볼 수 있었다.
인천 숭의동에 가면 간장게장 골목이 있는데 거기 가본 지도 꽤 오래된 것 같다. 조만간 다시 가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기본찬은 이렇다. 한정식이라는 간판이 좀 무색하다 싶긴 하다. 하지만 메인 요리 본연의 맛이 더 중한 것이니 넘어가기로 한다. 어차피 둘이서 이 많은 걸 다 어떻게 먹어치우나 심히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모르긴 해도 된장, 청국장을 직접 만드는 곳이니 이런 두부 정도는 일도 아닐 것 같다. 설마 두부를 사다가 파는 건 아니겠지? 이거 뭐 어디다 물어볼 수도 없다. 다만 두부가 담백하고 고소하니 국산콩으로 제대로 만든 두부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으니 내 입을 믿어보기로 한다.
배가 고파서 그랬을까? 사진이 많이 남지 않았다. 보통은 두부 샷, 게장 샷, 반찬 샷 등 이리저리 촬영을 많이 했을 듯한데...
아마 그래서 편가네된장에 대해 글을 쓸 생각을 놓쳤는지도 모르겠다.
다음에 다시 가게 되면 제대로 스터디를 해봐야겠다. 이왕이면 된장도 사 오는 센스를 발휘할 수도.
건물을 신식 한옥 스타일인데, 그래도 강화도인데 아쉬움이 좀 남았다. 어떻게 보면 강화도 건축심의 관련한 분들이 강화도스러운, 강화 다운 건축을 지향하여 그에 적합한 방향을 잡아가 주면 어떨까 싶었다.
어처구니가 없지만 어쩐 일인지 메뉴판은 촬영해 왔구나 싶다. 아마 심각하게 배가 고팠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