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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Aug 18. 2022

30년 맛집, 53탄-부산서면 마늘양념 희정양곱창

k땡은행 부산유일 女지점장 최애맛집, 마늘향 진하게 밴 양곱창

부산에 맛있다는 식당을 거의 오십 군데는 다녀본 것 같다. 아마 올해 안에 백 군데는 채울 것 같은데 부산에서 양곱창 맛집은 처음이다. 내가 다녀온 오십여 곳들 중 브런치에 올리지 않은 곳은 절반은 된다. 맛이라는 게 상대적인 거라 내 입에 맞지 않는다 하여 맛집이 아니라고 할 순 없지만 보통 두세 명 이상 함께 다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듣고 최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여기 희정양곱창은 지금껏 다녀본 양곱창 식당들 중에 독특하기로 치면 순위권에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서울에선 나름 유명한 교대곱창이나 서래곱창 같은 식당도 여러 번 다녔지만 사실 맛을 떠나 가격이 사악하여 잘 찾지 않는 편인데 희정양곱창은 가격도 착한 편에 들고 독특하게도 마늘 양념이 자꾸 젓가락을 흔들게 했다.

배가 부를 때까지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이유가 있는 집이다. 그렇게 먹고도 놀라지 않는 가격도 맛집이라고 해도 될 집이다.

다만, 한우 곱창이 아니란 게 흠이긴 하다. 미국산, 호주산 소고기가 맛이 없다는 건 아니다. 언젠가 근거 없이 만들어진 신토불이나 한우 신드롬 같은 것들 때문에 식재료의 국수주의에 빠져버린 탓에 오히려 몸에 더 좋지 않은 한우에 더 높은 몸값을 매기는 나 자신이 안타깝다.



골목 깊숙한 곳에 있다. 여길 어떻게들 찾아다니는 건지 아무튼 맛집은 어디 숨어 있어도 알아서 가는 것 같다. 옆 건물은 철거 중인 것 같다. 겁나서 들어가기가~ ㅋㅋ



우무도 아닌 것이 이건 대체 뭐지? 아무튼 신기해서 먹어봤는데 뭔가 좀 뻑뻑한 것이 딱히 매력적이긴 않다. 겉보기완 다른 녀석... 새우는 구워 먹거나 그냥 먹거나. 아무튼 요런 거 나오면 일단 소주 한잔 똑!



일담 봄동 고맙고, 인심 좋게 리필도 해주시더라는... 최근 딱 그 앞에 있는 겁나게 오래된 고깃집 갔는데 비싸기는 거지같이 비싼데 맛도 없고 야채 가지고 쪼잔하게 해서 맛집 리스트에서 지우기도 했다. 진짜 별 거 아닌데 이런 걸로 손님 구박하는 건 식당 할 자세가 안 된 것 같다. 차라리 아예 내놓지를 말 것이지.



이 불판 좀 특이한데 건드리면 안 된다. 굽는 건 손님 권한이 없다. 아줌마가 직접 구워주는데 이게 이유가 있더라. 마늘이 엄청 많은데 곱창 구우면서 먼저 구워진 마늘을 한 주걱씩 퍼서 주는데 그게 벌써 술안주다.

익으면 고소해지는 마늘이 기름을 먹어 더 맛있다.



곱창을 찍어먹는 양념장도 마늘장이다. 이거 엄청나게 맛이 괜찮다. 파절임도 상당히 맛있다. 이건 꽤 수준급이다. 양념을 아끼지 않는 게 눈에도 딱 보일 정도니까.



구운 마늘양념 한 덩이가 소주 한 잔이다. ㅎ 곱창이 구워지면 또 소주 한 잔이다. ㅎㅎ



곱창 두 가지를 마늘장에 이렇게 찍어서 먹는데 은근 속도가 난다. 배고플 때 가면 안 되겠더라. 아주 젓가락들이 전쟁이 난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양이 부족해서 결국 2인분 더 주문했다.

통마늘도 붓고 구웠다. 아무튼 닥치는 대로 불판에 올려 굽는 건 병이다 병.



식당이 꽤 오래된 것 같은데 30년 넘었을까?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인터넷 검색을 해본다. 30년 넘었으면 <빗맞아도 30년> 시리즈에 올릴 건데. 33년 됐구나...ㅋ 그럼 빗맞아도 30년으로 간다. 오래된 집 다녀온 거였구나. 이런 사전조사도 없이 다녀왔으니...



우린 이번에도 밥을 볶는다. 의외로 비싼데 김치 때문에 용서했다. 김치를 보는 순간 이거지~ 싶었다. 역시 양념을 아끼지 않는 식당이다. 김치만 보면 답이 나오는 건데 이제야 주다니. 밥을 주문해야만 나오는 김치인 것 같다. 맛? 역시 예상했던 것, 기대 이상이었다. 그러니 맛이 없을 수가 없지. 지점장님 최애 맛집이라더니 그럴만한 식당이었던 거다.



당연히 쌀 한 톨 남기지 않고 바닥을 훑고 말았다. 아마 양곱창 생각나면 무조건 희정양곱창에 오게 될 것 같다. 이걸로 끝내고 집에 갈 줄 알았건만.... ㅎㅎ



네 명이서 20만 원이 안 나왔으니 저렴한 거 맞지?

계산을 마치고 근처에 있는 유명한 찻집으로 향했다. 부산이 고향인 직원은 그 찻집을 알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벌써 두 번째 간 곳인데 거기도 설마 30년 넘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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