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여행의 마지막 날이 오고야 말았다. 스위스에서의 감격적인 여정이 마무리되는 거다.
토마스가 서프로에게 평생 잊지 못할 말을 했다.
토마스가 진짜 멋진 말을 해줬어
아침에 괜찮았는데
짐 싸서 나오니까 비가 오기 시작하는 거야
나 가고 나서 날씨가 바뀔 거래
오늘부터 비 온다고 했대
그래서 내가 가니까 비가 오네
이랬더니
토마스가
왜냐 하면 네가 햇살이니까
Because maybe you're the sunshine
서프로의 이름은 이현.
두 이
햇살 현
말한 적이 없는데 토마스는 서프로 이름의 뜻을 알고 있었던 걸까?
그래서 더 감동이었던 것 같다.
아티스트들의 감성은 뭐가 달라도 다른 모양이다.
그래도 내겐 다른 의미가 있지.
태풍이 가면 혀니가 온다
대한항공에서 보내온 메시지를 받고 나니 진짜 집에 가는구나 싶었단다. 한국에, 제주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데 스위스엔 새로운 아쉬움이 남아 버렸다고~
재밌는 모자다. 하이디 모자인가? ㅋㅋ
토마스는 마지막 날 아침식사도 이렇게 차려 줬다고. 서프로는 영광인 줄 알아라~
어디 가서 유명 영화감독에게서 매일 이렇게 극진한 아침식사를 대접받는단 말인가?
토마스는 아침 일찍 출근했다가 서프로를 태우고 공항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그는 영화감독이면서 영화제작자이면서 영화를 제작하는 회사의 대표라고 한다.
서프로는 토마스에게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다. 눈물이 날 지경이다. 유럽 여행을 돌며 호스트들이 이렇게 귀한 선물까지 주다니... 살면서 이런 호강을 누려본 적이 있었던가 싶었다고.
토마스 명함이야
저건 토마스가 준 선물들
아 어제 올라간 산의 이름
토마스 회사 이름이래
산 이름으로 회사 이름 지은 거래
그리고 저건 토마스 사진들로 만든 엽서.
그리고 기념 연필ㅋ
되게 많아서 많이 가져가라는데
저만큼 가지고 가겠다고 했어
자긴 이제 평생 연필 사서 쓸 일은 없다고ㅋ
글구 저 작은 회색 상자에 뭐 있냐면
진짜 스위스 메이드 맥가이버 칼ㅋ
큰 거는 남자가 쓰면 좋을 거라고 오빠 주래
작은 건 얇은 건데 재밌어
여자들이 쓰면 좋을 거래
저거 설명도 써 봐야겠다
그리고 대따 큰 초콜릿도 있어ㅠ
이 지역에서 나는 건데
맛도 맛이지만 뭔가 특별한 거라는데 영어의 한계가ㅎㅎ
내가 무언가 주고 가도 시원찮은데
이렇게 선물까지 챙겨주고ㅠ
이궁ㅠ 나 넘나 사랑받고 사는 거 맞는 듯ㅠ
서프로는 이렇게 짐을 싸 두고 또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마 나였다면 눈물이 또르르 흐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이 사진을 보노라니 어쩜 이리 서글픈 느낌일까?
랜선 여행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걸까?
곧 서프로가 돌아오는데 이 사진에서 느껴지는 건 외로움 같다.
참 묘하다.
토마스가 사진을 보내왔다고 한다. 역시 서프로의 손편지.
옆의 지폐는 토마스가 서프로를 케어한다고 여기저기 장거리를 다니며 지출한 유류비만 해도 미안한 감정이 드는데 이렇게 하는 건 실례가 아닌가 싶어 나에게 의견을 물었다.
난 대뜸 찐 남사친 독일인 닐스가 있으니 유럽 감성을 가진 그에게 물어보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닐스는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아 그의 아내인 영숙 언니와 통화를 해서 내린 결정이었다.
그녀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며~
아직 소녀 감성인 서프로에게서 색다른 싱그러움이 느껴졌다~
오늘은 아침에 또 수업으로 시작했어.
살짝 캄캄할 때 시작되지만 어느 정도 지나면 해가 뜨고 창 밖으로 싱그러운 초록색이 보여.
수업은 그때 끝나는 거야.
오빠에게 알려줬던 골반 교정하는 방법
오늘 토마스에게도 알려줬는데 잘 기억했음 좋겠다.
얼른 짐도 싸고 카드도 쓰고 근데 고민이 생겼던 게
토마스가 운전도 많이 하고 덕분에 나는 편하게 다녔지만 기름값도 비싼 스위스에서 토마스가 내준 시간과 다른 부분들이 너무 고맙고 미안한 거야.
기름이라도 한번 가득 넣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어서
닐스에게 전화했는데 안 받아ㅎ
일심동체 영숙 언니에게 바로 전화했지.
카카오도 아니고 일반 전화로 하니까 무슨 일 있는 줄 알고 놀랐나 봐ㅠ
그래서 상황 이야기하고 답을 얻었지.
정중하게 잘 쓰고 놓고 와도 괜찮을 것 같다고
본인도 그랬던 적이 있었다고 해서 카드를 두 장 썼지
백 장 쓰래도 시간만 있음 썼을 거야
그렇게 짐 싸들고 바로 나가면 되는데 집 근처에 정말 맛있는 베이커리가 있다고 해서
아침으로 커피에 크루아상을 먹고 이동했어.
비가 오더라고.
나 스위스 떠난다고 슬픈 건가?
토마스가 해 준 멋진 말이 이때 해준 거였어.
그렇게 취리히로 이동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
그냥 지나가기만 해도 멋진 그 스위스의 마지막 도로도 멋지더라고.
꼭 다시 오고 싶다고 생각했어.
무슨 감정인진 모르겠지만 모든 곳에서 마지막 날 그리고 다른 곳으로 옮기는 공항 가는 차편에서 늘 심경이 복잡했는데
이렇게 토마스가 공항까지 함께 해줘서 더 든든하고 착잡하고 그렇더라고.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보안 검색대 앞에서 헤어지려는데 토마스가 내가 재밌다고 했던
소 울음소리 나는 장난감을 내밀더라고.
선물이라고......
선물은 어제 이미 넘치도록 받았는데 난 아무것도 줄 것도 없고 받기만 했는데 끝까지 그렇게 챙겨 온 거 보고
갑자기 눈물이 나는 거야.
처음으로 유럽 친구가 공항까지 배웅 나와 줬는데 주책맞게 얼마나 울었는지......
하지만 너무 기뻤어.
내가 바젤 가는 공항에서
사랑받으러 간다고 얘기했었지?
나 진짜 많이 사랑받고 내 여행 성공적으로 마치고 가는 거 아는데 마지막에 큰 걸로 펑~~ 터진 느낌이었어.
흐르는 눈물 겨우 추스르고 헤어졌어.
사람은 누구나 사랑받으며 살아.
단지 내가 정확하게 모를 뿐이야.
알고 있다 해도 자꾸만 확인하고 싶어 하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번 여행에서 많은 호스트들과 그들의 지인들 친구들
하나같이 특별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어.
외국인들이라서 그런 게 아니야.
외국이든 우리나라든 사람 사는 모습은 어디서나 비슷할 거야.
다만 얼마나 표현하고 알아차리며 살아가느냐가 문제겠지.
사랑에 대해서 복잡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바꿔 보려고
마음을 열고 그냥 상대방의 존재 자체에 먼저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려고.
내가 바뀌면 내 주변도 바뀔 꺼고
내 주변이 바뀌면 그 주변의 주변들도 또 바뀌지 않을까?
그러다 보면
사랑에 대한 작은 불씨가 큰 힘을 내서 밝아지지 않을까?
이건 그냥 기대고
꼭 그렇지 않아도 괜찮아.
난 그냥 나 자신과 내 주변과
내 모든 것들에 감사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면 되는 거니까.
그렇게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다 보면
즐거운 일들은 계속 생길 거야.
그렇게 될 것 같아.
당장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또 다른 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 좋은 일이야.
그리고 사랑하는 우리도 만날 수 있으니까 돌아가는 길이 행복해.
참 의미 있는 여행이었어.
최고야!!!
어디서나 느끼는 아쉬움이지만
내 여정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인데 뭔가 더 아쉽고 그러네 나 공항에서 울었어ㅠ
지금도ㅠ
집에 가는 거 좋은데
오빠도 보고 예니도 보고
다 좋은데 참 이게 무슨 감정인 건지
고맙고 감사하고 서운하기도 아쉽기도 하고
뒤섞인 감정 추스르느라 애쓰는 중인데ㅠ
왜 이리 눈물이 나는 건지
바로 이 녀석인 거다. 책장에서 이걸 발견하고 재밌다고 갖고 놀던 서프로가 마냥 예뻐 보였던 게 아닐까?
게다가 닐스의 찐 여사친이란 서프로의 앳띤 모습이 보기 좋았을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