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캠핑 장비 일부를 챙겨 바닷가로 나왔다.
태풍이 지나간 뒤라 공기가 맑고 하늘은 쾌청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바람이 구름을 밀어내며 그늘과 볕이 오락가락했다.
타프를 치지 않으려 했지만 가끔씩 쏟아지는 강렬한 빛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설치하고 말았다.
굽고 먹느라 바비큐 사진은 없지만 정말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바닷가 바비큐를 한 것 같다.
동네 안에서 고기를 구우면 온 동네에 고기 냄새를 풍겨야 하니 미안하기도 했고 누가 뭐래도 바닷가에서 고기를 구워야 제맛 아닌가 싶어서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폭풍 흡입으로 시작해 한 명씩 낙오하기 시작했다.
예상보다 과한 분량이긴 했다.
마지막 갈빗살 한 덩이를 추가하는 게 아니었다.
바비큐를 마치고 일몰을 놓칠 세라 부랴부랴 포토존으로 달렸다.
좀 전만 해도 해가 길게 누우며 세상을 붉게 물들일 것 같았는데 오늘은 예상과 달랐다.
아쉬움이 남는 풍경이었지만 그래도 나름 정취 있는 일몰이었다.
내일 다시 도전?
과연 날씨가 어떨지 모르겠다.
여차하면 일몰 보러 지미봉으로 올라가게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