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간 곳은 고집돌우럭 함덕점이다. 제주스러운 건물이길 바랐던 건 너무 과한 욕심이었던가? 같은 비용이면 제주스럽게 설계하고 제주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겨나도록 설계하고 건축했다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고객에게 제주스럽고 제주다운 요리를 맛보게 해 줄 거라면 말이다.
해녀 횟집들의 인기가 시들해진 요즘, 트렌드에 맞게 제주의 해녀를 콘셉트로 제주색을 제대로 보여주려 한 자잘한 볼거리가 있다.
예쁜 함덕 해변과 서우봉이 보인다. 안타깝게도 저놈의 전봇대가 항상 하자다. 제주 곳곳에서 전기 시설 지중화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은데 함덕도 언젠가 저런 지저분한 요소가 사라지게 되리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인테리어 콘셉트도 그렇고 우럭 어탁본을 쓴 종이도 그렇고 세세하게 신경 쓴 게 보인다.
남의 건물에 이렇다 저렇다 딴지 거는 건 좋지 않지만 전면 글라스를 좀 더 탁 트이게 만들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카페들은 잘하는데... (전봇대가 항상 거슬리긴 하지만)
종이컵에도 해녀가 보인다. 일러스트도 신경 쓴 게 보인다.
고집돌우럭은 그릇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주철 냄비, 흙으로 거칠게 빚은 그릇, 소반 등 약간은 시골스럽고 둔탁한 느낌이 들게 했다.
적나라하게 쭉 뻗은 생선. 이건 우럭이 아니다.
찬류도 맛깔스럽게 잘 나온다. 왠지 추가 주문하면 안 줄 것 같은 부담스러운 느낌도~
이게 상차림의 본모습이다. 따져보면 별 거 없지만 비주얼 자체로 끝이다.
앗! 저분은? ㅋㅋ
이게 메인 요리다. 우럭 조림인가? 우럭 뜯어먹는 재미가 있는데 조림 국물에 밥 비벼 먹으니 딱 좋더라.
함덕 맛집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우럭튀김 맛집 몇 곳이 있는데 마침 그 식당들도 다음 후기 물망에 올랐다. 요즘따라 점점 함덕으로는 잘 안 가게 된다. 배스킨라빈스 때문에 가면 몰라도 말이다. 성산엔 배라가 없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