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닝

by 루파고

어릴 때 커닝에 대한 우스개 소리 중에 지금도 기억나는 게 있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그 얘기다.


앞자리 친구의 답을 보니 '생각하는 로뎅'

그대로 쓰면 안 될 것 같아서 '생각하는 오뎅'

그 뒷자리 친구는 '생각하는 덴뿌라'


갑자기 그 얘기가 생각난 건 갑자기 호기심이 생겨 한 분야의 책을 세 권 주문해서 마지막 책까지 읽고 있는데 씁쓸한 상황과 내용이 있어서다.

첫 번째 책은 외국인 작가의 책이었다.

두 번째 책은 첫 번째 책과 비슷한 커리큘럼으로 시작했는데 내용도 너무 흡사했다.

다만 한국형으로 조금 각색되었고 한국적인 내용이 많이 추가된 수준이었다.

문장에선 가져다 쓴 것만 같고 불필요한... 어쩌면 거기에는 쓰지 말아야 할 표현도 기재된 걸 발견했다.

카피한 거라는 걸 느꼈고 비도덕적이란 생각을 하고 넘겼다.

세 번째 책을 열고 30 페이지 정도 읽으며 두 번째 책의 중대한 오류를 또 하나 발견했다.

흔히들 학자들은 논문에 어렵고 생소한 단어에 의도적으로 오타를 내곤 하는데 카피해간 사람들은 스펠링도 뜻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 그걸 갖다 쓰곤 한다.

결국 그런 게 발목을 잡게 한다.

약 십 년 전 내 저작물도 누군가(잡아서 해결했다) 허락 없이 오점까지 갖다 썼다가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당시 변리사도 그건 절대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걸 증명해 줬다.

두 번째 읽은 책은 완전히 남의 글을 뜻도 모른 채 가져다 쓴 절도 행각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안타깝더라. 정말...

그렇게까지 해가며 책을 내야 했던 진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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