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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Nov 21. 2022

40. 울산-포항 왕복 라이딩

큰일 앞두고 위험한 짓은 삼가야 한다.

그래서 최대한 안전한 자전거도로 위주로 라이딩을 할 수 있는 코스를 찾다 언젠간 꼭 달려보리라 생각했던 울산-포항 라이딩을 구상해 냈다.

약 20년 전, 10년 전 두 차례 동해안을 따라 여행을 다닌 적이 있었는데 오랜 기억이 남은 지역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일요일 새벽 나는 부산에서부터 차를 몰고 울산으로 향했다.

시작은 하기해변이다.



이른 아침에 도착한 하기해변.

주전패밀리캠핑장과 이름 모를 캠핑장도 하나 있다.

해가 뜬 지 얼마 되지 않아 동쪽 방향으로 사진을 촬영하려니 눈이 부셨다.



주전몽돌해변이다.

여기도 여기저기 캠핑족들이 많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텐트는 파도에 쓸며 망가진 텐트 같은데 처리되지 않아 보기 흉했다.

아침식사 시간대로 그런지 여기저기 음식 냄새가 나를 괴롭혔다.

오늘도 역시 아침식사는 하지 않은 채다.



약 20km 정도는 달린 것 같다.

가끔 해변도로가 끊겨 국도를 타기도 했다.

캠핑장이 정말 많다.

해변 여기저기 정박된 카라반도 많고 카라반이 설치된 캠핑장도 꽤 많다.



정자항을 지나니 멀리 강동몽돌해변을 뒤로 꽤 큰 도시가 보였다.

생각지도 못한 풍경이다.

울산에 이런 곳이 있었구나...

한 번도 와본 적이 없는 곳 같았다.



해변 근처엔 역시 대형 카페들이 줄지어 섰고 이른 시간부터 영업을 개시한 곳도 더러 눈에 띄었다.

대체 이 많은 사람들은 어디서 온 걸까?

울산에서 적어도 10km는 되는 거리다.



신도시를 지나며 사진을 몇 장 남겼다.

주변 환경이 좋아 마친 부산 해운대를 연상하게 했다.

좀 더 정비된 도시인 거다.



코오롱하계휴양소 앞에서 해안도로가 끊겼다.

어쩔 수 없이 길을 돌아 나왔는데 이렇게 계단길이 조성되어 있다.

계단이 100개는 족히 넘는다.



계단을 올라오면 이렇게 제대로 조성된 자전거길을 만날 수 있다.



다시 해안도로를 만났다.

하서해변이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일반 국도와 자전거도로가 공용으로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데 차량 소통이 없어서 다행이지만 피서철에 인파가 붐빌 땐 지나가기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서천을 건너는 새로 조성된 교량인데 여길 통과하면 바로 하서해안공원으로 연결된다.



하서교 위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풍천이다.

여기 장어가 좀 있을까?



일반국도를 다시 만났는데 콘크라는 카페를 지나쳤다.

커피 한잔 하고 가면 좋으련만 역시 혼자 라이딩하면 절대 멈추지 않는 안타까움이 있다.

2022년 건축문화재 건축상?

문화제가 맞는 거 아닌가?

그리고 어느 지역 기준인 건지 써 놓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ㅎ



읍천항을 지나 월성원자력발전소 쪽으로 향했다.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를 지날 때도 크게 우회했던 기억이 있는데 여기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걸 예상하고 있었다.

코스를 연구하고 온 게 아니라 그냥 이정표만 보고 달린다.



처음으로 라이더를 만났다.

4거리에서 신호 대기할 때 인사라도 할 걸 그랬나 싶었는데 난 200km 장거리라서 달리려고 나온 라이더를 따라다닐 수는 없는 일.



난 그들을 제치고 앞서 달렸고, 그들도 곧장 속도를 냈다.

6~11% 정도의 약한 업힐이지만 속도를 낼 수 없었다.

벌써 체력을 빼면 돌아오는 길이 막막해지니까.



하천 정비공사를 했는지 민둥산처럼 밋밋했다.



벌써 울산을 벗어나 경주 권역에 들어와 있었다. 길을 몰라 지도를 확인한 사이 뒤에 따라오던 라이더에게 앞을 내줬다.

내가 달리는 길이 제대로 된 코스가 맞는지 고민스러웠는데 둘이 팩이 되어 달리는 걸 보니 확신이 섰다.

이른 시간이라 도로를 달리는 차량이 거의 없어 다행이었다.

난 30~35km 정도만 유지하고 천천히 달렸다.

맘 같아서는 따라가 붙거나 했을 건데 그냥 장거리 페이스를 유지하기로~



도로 건너 관광지 같은 게 보이길래 지도를 열고 봤더니 감은사지 삼층석탑이다.

교과서에서나 봤던 그것인 거다.

돌아오는 길에 들러볼까 싶었지만 다른 코스로 오는 바람에 다음 기회로~



다시 바다를 만났다. 감포라고 한다.

왜 반가운 거지? ㅋ



개미해변과 나정고운모래해변이다.



도로가 관통하는 송림오토캠핑장이다.

풍광이 너무 좋다.

이런 데서 캠핑하면 할 맛 나지~



이제 본격적으로 포항에 접근하기 시작한 걸 알 수 있었다.

여기저기 과메기, 오징어 등 수산물 건조장이 보였다.



감포항 규모가 상당하다.

수산물 시장도 크고 사람도 많다.



오류고아라해변이다.

여기도 캠핑족들이 엄청나게 많다.

해변엔 원투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줄지어 섰다.

가을은 가을인가 보다.



60km 정도 달린 시점이라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아직 점심때가 되려면 한 시간 정도 남았는데 부지런히 가면 호미곶에서 점심식사를 할 수 있을 거다.

여기도 원투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구룡포가 다가오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만드는 곳이다.

비린내가 나지만 그것도 이 동네의 풍광 중 하나인 거다.



오징어를 말리는 덕장이다.

근무자들을 보니 모두 외국인 노동자다.

여길 지나면 업힐이 죽음이다.

기어 다 털고 댄싱까지 해야 간신히 올라갈 수 있다.

그래서 사진은 없다.



구룡포를 지나며 사진 몇 장 촬영했다.

사람도 많고 차도 많아 어수선하고 번잡하다.

조심조심 좁은 도로를 비껴 빠져나와야 했다.



구룡포해변이란다.

지나쳐 온 구룡포구와 다른 곳이다.



딱히 특색이 없는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니 바닷가에 보기 흉한 양식장들이 보였다.

현재 운영 중인 것도 있지만 폐허가 된 곳도 있었다.

제대로 정비 좀 하면 좋으련만.



인적이 드문 해안도로를 달리는 구간이다.

국도이긴 하지만 차량 소통은 별로 없고 대부분 바다를 끼고 달린다.

딱히 볼거리는 없지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바다를 즐기면 된다.



드디어 호미곶에 도착했다.

랜드마크인 조형물 사진을 남기고...

MTB를 타고 온 동호인들도 몇 팀 보였다.

어디서 오셨을까?



관광액이 엄청나다.

뭐 볼 거 있다고?

그럼 난 왜 왔나? ㅎㅎ

ATV로 끄는 꼬마기차가 줄기차게 다니는데 1인당 5천 원이란다.

기차 하나에 10만 원씩 다니는 꼴이다.



오늘 점심은 역시 편의점이다.

아침 겸 점심인 거다.

콜라는 빼고 맥주를 에너지원으로.



돌아오는 길엔 못 찍은 사진들을 남겼다.

신도시를 지날 때쯤 해가 저물어 전조등을 켜야 했다.

혹시나 싶어 챙겨 왔는데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여기서 30km를 더 달려야 하기에 페달링을 재촉했다.

너무 어두워지면 위험하니까.



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울산대교를 건너며 사진 한 장 남겨봤다.

역시 엉망이지만...

이번 라이딩은 약 180km

누적 상승고도는 1,488m

칼로리는 역시 ㅎㅎ

그래도 살은 안 빠진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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