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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Dec 12. 2022

41. MTB XC코스 개발을 위해 기장 임도 파헤치기

페스티벌에 함께 할 업체 미팅이 있어 서울에 갔다가 부랴부랴 다시 부산으로 돌아왔다.

이젠 서울로 돌아가는 게 아니고 부산으로 돌아온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부산에 체류한 지 벌써 8개월 차에 접어들었으니 말이다.

내가 코스를 개발한다는 것도 웃긴 일이긴 하지만 아무튼 경기 코스 중 일부 구간이 자꾸 거슬려서 재확인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 지자체 미팅 (행사 전반)

* 경찰관서 미팅 (교통통제 관련)


등 실무 협의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일요일 오전, 기온은 8도 정도. 오후엔 11도라고 한다.

서울에 비하면 따뜻한 편이긴 하지만 숲 속으로 들어가면 온도가 더 떨어지기 때문에 바람막이까지 챙겨 입고 나섰다.

부산은 바다를 접한 도시라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크고 바람이 세다.



확인해야 할 구간 근처까지 가는 길은 40km 정도 된다.

평소 같으면 하루 200km 정도 달리는 건 별 일도 아니지만 이번엔 코스 점검이 목표라 운동량이 부족할 것 같아 열심히 페달을 밟았다.

부산 사람이 아니라서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일부러 가본 적 없는 길을 찾아다니는 편인데 이번에도 평소 다니던 길을 벗어났다.

회동저수지로 해서 개좌고개로 가면 빠르겠지만 일부러 선동으로 돌아 철마로 향했다.

회동저수지에서 나오는 지점에 가서야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있었다.

길이 눈에 들어오는 걸 보면 꽤나 싸돌아다니긴 했던 모양이다.



코스를 점검하는 게 목표인지라 가급적 차도를 피하고 임도 쪽으로 다니며 좀 더 MTB 코스다운 길을 찾아다녔다.

그래서 이리 갔다 저리 갔다 길만 있으면 쑤시고 다니게 됐는데 동해고속도로 옆으로 지나가거나 속칭 개구멍이라 불리는 터널을 자주 오가야 했다.

이런 곳이 다 있구나 싶을 정도로 구석구석에 재밌는 볼거리들이 나타났다.



역시 현장에 답이 있다고...

이렇게 막힌 구간도 보였다.

카카오맵 길안내와 위성지도만 보고 믿어버렸다면 실수할 뻔했다.

물론 경기 운영자들과 현장 답사하여 코스를 점검하기야 했겠지만 일차적으로 제대로 코스를 짜두는 건 중요한 일이니까.



정관읍 자전거도로에서 이탈해 용소골 쪽으로 가려면 이쪽 도로를 타야 한다.

차량 소통은 없지만 그래도 가이드가 필요한 구간이다.



선암마을에서 장안사로 가려면 이런 구간을 거쳐야 한다.

동부산온천호텔 방향으로 최대한 임도나 농로를 달리는 코스를 찾아내는 거다.



왠지 괜찮다 싶은 길이어서 올라가 봤더니 이런 곳이 나타났다.

급히 위성지도를 체크하니 막힌 길인 듯했다.

연결이 됐다 해도 불편한 코스가 될 것 같아서 되돌아 나오고 말았다.



이렇게 길을 달리자 익숙한 용소골이 나타났다.

이제 코스의 종점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 구간 덕분에 공도 구간을 3km 정도 단축할 수 있었다.



장안초등학교를 지나는 길은 교통통제가 필요한 구간이고 장안사 쪽으로 방향을 틀면 이렇게 경운기용 도로가 넓게 조성되어 있다.

이 구간이 걱정스러웠는데 몇 번을 다녔음에도 경운기용 도로의 존재를 잊고 있었던 거다.

이 도로 덕분에 코스 안전성을 높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목적지에 도착해 사진 몇 장 남기고 복귀!



일광해수욕장에 들러 김밥에 우유 한 팩 흡입하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오래 쉬는 건 체질에 맞지 않는다. ㅠㅠ

좀 쉬면서 달리면 좋으련만 언제나 혼자 라이딩하는 편이라 10분 이상 쉬는 건 사치같이 느껴진다.



해운대로 해서 수영강을 거쳐 온천천을 타고 숙소로 복귀했다.

날이 춥지 않아서 그런지 하천을 따라 산책하는 사람들이 상당했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한강이 얼마나 그리운지 모른다.

한강아~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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