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났다, 왜 우린 그런 페스티벌을 하지 못했을까?
벌써 10년은 된 것 같다.
어쩌면 몇 년 더 지났을 수도 있다.
나름 청춘이던 그 시절 홍대 클럽 죽돌이까지는 아니어도 가끔 필이 꽂히면 홍대 클럽에서 해가 뜰 때까지 흐느적거리고 나와 지금은 없어졌지만 싸구려 복국 전문 해장국집에서 해장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곤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냥 그런 행위가 좋았던 건지, 홍대 클럽의 문화를 따르고 싶어서 그랬는지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나름의 흥청거리는 시절을 아주 잠시 지냈던 시절이 있긴 했었다.
그런 시절도 잠시, 난 일에 파묻혀 살았고 아주 일반적인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아주 근접하게 맞춰 살아갔다.
물론 그 와중에 크고 작은 기복을 겪으며 쓴 맛, 단 맛 다 보긴 했지만...
그리고 뭔 인연인지 문화예술 방면에 전혀 관심이 없던 내가 록페스티벌에 관심을 가지게 됐는데 아마 인천펜타포트록페스티벌과의 인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두 개의 페스티벌을 기획하며 끊어질 듯 말 듯했던 그들과의 인연을 다시 이을 기회가 생겼다.
웃기는 건 어찌 된 일인지 내가 음악 페스티벌이란 걸 기획하게 됐다는 거다.
그 바닥의 전문 지식도 없는 문외한인 나 같은 존재가 음악 페스티벌이라니 놀랍지 아니한가?
차라리 글쟁이의 길을 간다고 하면 이해해 줄 사람이 두세 명 정도는 있을 건데 20년 가까이 TV라는 기계를 멀리 했던 나 같은 인간이 음악 관련 페스티벌이라니...
성격이 성격인지라 또 파고들기 시작했다.
소설 쓰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소설 한 편 쓰려면 그 소설 하나 쓰기 위해 소재 하나를 두고 엄청나게 파고드는 고질적이고도 피곤한 습성이 있는데 그게 여기서도 나타난 거다.
최근 외국의 유명 음악 관련 페스티벌 중 눈에 띄는 영상 하나를 발견하고 말았다.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난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왜 우린 이런 걸 하지 못하고 있었던 걸까?
솔직히 짜증이 났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내가 그런 류의 기획을 한다고 해서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줄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겼다.
만약 내가 내 돈으로, 잃어도 되는 돈으로, 실험적으로 포기하고 써도 되는 자금이라면 미친 척하고 시도하고 싶을 정도의 기획이었다.
아마도, 아마... 수년 내에 난 시도하게 될 거란 걸 난 스스로 알고 있다.
어쨌거나 이번 두 개의 페스티벌 역시 대한민국 역사상 한 번도 비슷한 적이 없었던 신박한 녀석들인 건 사실이지만 좀 더 미친 페스티벌을 만들 수 있는 실험적이고 모험적인 걸 해보고픈 욕망이 꿈틀거린다.
아무튼 올해 건 내가 참고 간다.
내년에 보자.
기필코 대한민국 아니, 나아가서 세계적인 페스티벌을 만들고 말겠다!!!
아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