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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Mar 19. 2023

125.정식 하나만 파는 부산기장 시골밥상 정원식당

기장 출장길에 들렀던 향토맛집이 있다.

원래 바로 앞에 있는 식당이 목표였는데 하루에 몇 시간 영업하지 않는 곳인 데다 안타깝게도 5분 늦었다고 퇴짜를 맞고 이런 상황에 꼭 가게 되는 맛집이라 하여 들렀던 식당이다.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소박함에 만족감을 더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맛이 있어 맛집이라기보다는 이십 년 전의 시골스러움이 온전히 보전된 음식 때문에 맛집이라고 하는 편이 맞을 거다.

요즘 시골에 가도 이런 비주얼의 식당을 만나기 쉽지 않기에 정원식당을 찾는 손님들이 많은 모양이다.

음식은 추억이 반이니까.



우리는 아는 바가 없으니 현지인이 주문하는 대로 가만히 있었다.

세 사람이 갔는데 이렇게 기본 차림이 차려졌다.



헉! 숭늉이다!

이게 대체 얼마 만에 만나본 녀석인가?

나도 모르게 손이 간 뜨겁지 않은 숭늉을 입 안에 털어 넣었다.

무슨 보약도 아닌데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

벌써부터 시골스러움이 느껴진 걸까?

없던 기대심이 부풀기 시작했다.



드디어 나머지 찬들이 차려지기 시작했고...

이게 전부다. ㅎㅎ

하지만...



도토리묵에 오이가 들어가 있다.

내 식도락 경력이 딸려서 그런지 몰라도 이런 조합은 처음 만난 것 같다.

이건 지극히 내 개인적 취향이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숙주나물이 나왔다. ㅎㅎ



김치야 그렇다 치고 기장이니 고장의 명물인 미역과 멸치가 빠질 수 없는 걸까?

기본찬에 철마 한우라도 몇 조각 들어가 있었으면 좋았으려나?



제일 강력한 만족감을 줬던 건 바로 이 된장이다.

집된장이 맞는 것 같다.

이 불확실한 확신을 갖는 근거는 무엇이란 말인가?

아니면 어쩌지?

아무튼 난 맛나게 먹었는데...

성의 없이 뜯어다 내놓은 것 같은 상추쌈을 해서 먹었는데 몇 번이나 추가로 주문해서 먹었는지 모른다.

아마 이 된장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숭늉도 추가로 주문해 식사 마친 후에 마무리해 주는 센스!



정식이 9,000원이라니~

가격이 좀 센 거 아닌가 싶기도 한데 맛있게 잘 먹었으니 가격 가지고 논쟁은 하지 않기로 했다.

여긴 정식 한 가지만 하는 식당이다.

밥 먹으면서 소주, 맥주 마시는 위대하신 분들이 계시니 팔기야 하겠지만 난 전혀 술이 당기진 않았다.



원래 정원식당 길 건너에 있는 오가네곰탕이 목표였다.

다음엔 꼭 먹고 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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