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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Mar 21. 2023

126.부산에도 매운 갈비찜 좀 하는 식당이 있었구먼!

범일동 매운양재기찜갈비

삼십 분 일찍 출근했으니 삼십 분 일찍 퇴근하자는 설 모씨!

닭 요리가 당기는다는 그는 삼십 분 가량 닭도리탕 전문점을 서칭 하기 시작했다.

닭도리탕에서 시작된 닭 시리즈는 얼마 전 다녀왔던 진주통닭부터 해서 회사에서 집까지 가는 라인 중에 있는 식당을 모조리 물색했지만 딱히 맘에 드는 노포식당을 찾지 못했다.

결국 다른 메뉴로 결정을 짓고 길을 나섰는데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이런저런 메뉴를 고민하다 갑자기 내게 당기는 메뉴가 떠올랐고 마침 서면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차에 근처 매운 갈비찜 잘하는 곳이 있다 하여 방향을 돌렸다.

난 거기서 한잔하고 5km 정도 걸어서 집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요즘 술 한잔 하고 걸어서 가는 편이다. 10km 정도까지는 무난하게.)



딱히 주차장은 없으나 골목에 잘 찾아보면 귀신같이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요령껏!

식당 분위기 상 30년은 안 된 것 같아 물어보니 2003년 개업이란다.

30년은 돼야 맘에 차는데 그래도 20년은 됐으니 맛은 검증된 거란 판단이다.



벽에 걸린 안내문들을 보니 2003년 개업이라고 쓰여 있다.

호주산 소고기를 쓴다고 한다.

난 사실 호주에서 비행기로 냉장 상태로 실어오는 와규를 배가 터지도록 맛봤던 터라 호주산 소고기에 대한 신뢰가 있는 편이다.

전반적으로 가격은 착한 편인 듯하다.

자꾸만 신사동 청평갈비가 떠오르는 건 뭘까?

청평갈비의 누룽지탕은 정말 환상궁합이었는데...

코로나 심할 때에도 거긴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오랜 맛집 중 하나이다.

https://brunch.co.kr/@northalps/1407

나의 빗맞아도 30년 시리즈에도 소개한 바 있다.



이 식당도 방송에 어지간해 소개된 모양이다.



매운 갈비찜을 죽을 정도로 맵게 해 달라며 2인분을 주문하고 기다리니 이렇게 기본상이 차려졌다.

이렇게 사진을 촬영하는 날 보며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아주머니. ㅎㅎ

이게 취미인 걸 어쩌나!



기본찬 중 핵심 3인방이다.

정말 소박한 계란찜은 너무 뜨거워서 입천장 델까 봐 그냥 꿀꺽 삼켰다가 목구멍을 타고 위장까지 뜨거운 게 내려가는 느낌이 들었다.(미친 짓이었다. ㅋ)

역시 군더더기 없는 깻잎과 동치미.

특히 동치미는 뜨겁고 매운 갈비찜에 제법 어울리는 음식이다.



열심히 해체 작업 중인 설 모씨!

부지런도 하셔라~

자박자박한 국물이 흠뻑 인 양재기 냄비에 담긴 버섯과 빨간 매운 갈비가 맛깔스럽다.



역시 인증샷이다.

특히 빨간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먹어보니 약간은 화학첨가제 느낌이 없진 않다.

이 매운맛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건가?

점심엔 내가 요리한 오징어볶음으로 덮밥을 먹었는데 청양고추만 10개 정도 넣고 만들었다.

청양고추 가격이 매운맛을 조절하는 데 있어 얼마의 비용이 더 추가될는지 모르겠지만 난 가급적 맛있는 매운맛을 원한다.



처음엔 공깃밥을 주문하지 않았지만 왠지 쌈을 싸서 먹는 게 효과적일 거란 판단에 이렇게 먹기 시작했다.

생각했던 대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아린 마늘이 매운 갈비찜보다 더 자극적이긴 했지만 말이다.

아무튼 전반적으로 매운맛을 원한다면 여기도 괜찮은 적격지다.

루파고 식당으로 초대할 수도 없고. ㅎㅎ



소주를 3병 마시고 공깃밥 추가됐으니 54,000원 나왔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가격 같다.

다음에 또 매운 갈비찜이 생각나면 찾아올 것 같다.

이상하게 잘할 수 있는 요리임에도 불구하고 갈비찜만큼은 큰맘 먹고 해야 손이 가는 묘한 요리다.

역시 사 먹는 게 정답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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