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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Feb 13. 2023

30년 맛집, 70탄-달지 않고 칼칼한 개금밀면

1966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부산 3대 밀면 맛집

주말이다. 하지만 출근이다.

전날 과음하여 속이 뒤집어진 멤버들은 점심시간이 되자 해장에 좋은 속풀이용 메뉴를 골라냈다.

사무실에서 가까운 곳이 아니라 고민스러운 식당이지만 주말이고 하니 길이 밀릴 것 같지 않아 큰맘 먹고 냉큼 달려갔다.

개금밀면은 개금시장 구석에 그것도 구석진 골목 안에 위치하고 있었다.

무려 1966년부터 영업을 했다고 하니 역시 빗맞아도 30년에 올려볼 만한 식당이다.

그동안 개금밀면이 맛있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지만 딱히 가볼 기회가 없었는데 기대가 가득했다.



개금밀면엔 주차장이 없다.

앞이 넓어 보이긴 하지만 골목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보는 게 맞다.

오죽하면 오래전 개축할 때에도 야간에만 공사를 했다고 한다.

이번 코로나를 계기로 키오스크를 도입하고 셀프서비스를 주력으로 밀었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아무튼 전에 다니던 밀면집과는 사뭇 다른 부분이...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자리를 잡았는데 테이블 위엔 양조식초 한 병이 덩그러니 자리를 잡고 있었다.



난 처음이라 뭐가 뭔지 알 수 없었는데 함께 간 멤버들이 분주하게 오가더니 이렇게 종이컵에 담긴 육수 한 잔을 가져다주었다.

나중에 확인하니 뜨거운 육수와 냉육수를 함께 준비해 두었다.

밀면이 나오면 취향에 따라 냉육수를 부어 간을 조절하면 된다.



우린 물밀면, 비빔밀면 그리고 만두를 주문했다.

1인당 물밀면 보통 사이즈로 하나씩 먹고 비빔냉면은 맛보기 용이다.



각 메뉴 별로 사진을 남겼다.

물밀면은 계란과 오이를 치우고 살펴봤는데 잘게 뜯어낸 닭고기가 가득하다.

밀면치곤 가격이 좀 사악하다 싶었는데 맛만 있다면 용서하지 못할 것 없다.



짜잔!

다 비빈 후의 모습이다.

여느 밀면집과 다를 것 없어 보이는데 한동안 줄기차게 다녔던 삼성밀면에 비해 많이 달지 않아 좋았다.

최근 해운대밀면에 다녀온 후로 순위가 흔들린 상황이었는데 개금밀면의 맛이 압도적으로 순위권을 제치고 올라왔다.

칼칼한 맛이 기똥차다.



비빔밀면에는 명태 양념장이 들어가 있다.

흔히 느껴왔던 밀면과는 좀 다른 이질감이 없진 않았다.

면도 좀 퍽퍽한 느낌이라 밀면 고유의 식감과 멀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음엔 주문할 것 같진 않다.

어쨌든 물밀면은 내 밀면 맛집 랭킹 중 최상위권에 들어왔다.



개금밀면 식당에서 나와 개금시장을 관통해 걸었다.

역시 재래시장엔 볼거리가 많다.

이것저것 사 올까 싶었지만 역시 참아야 한다.

왜 난 시장 보는 걸 좋아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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