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떡볶이 유명한 부산 범일동 분식
누굴 데려가서 욕을 먹고 싶다면 꼭 맵떡으로 가라는 말을 들었다
어젠 정말 하루종일 매운 음식만 먹었던 것 같다.
니가 죽나 내가 죽나 하는 심경이었던 걸까?
매운 음식이 어디까지 매울 수 있을까 하는 매운 음식 릴레이였다.
매운 갈비찜을 최고로 매운맛으로 먹고 그것도 모자라 근처에 매운 떡볶이가 있다며 끌려간 곳이 바로 이곳이다.
부산사람들은 맵떡이라고 하는데 이 대형 분식집이 무려 30년 넘은 곳이라고 하니 그것 또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TV를 보지 않는 내게 현수막에 걸린 사람들이 누군지 잘 모르겠다.
평일이기도 하지만 문 닫기 전에 도착해서 그런지 우리가 마지막 손님이었던 것 같다.
간이 시설이지만 실내가 결코 좁지 않다.
주방도 웬만한 식당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엄청나게 크다.
주방 아주머니는 떡볶이를 뒤집으며 연신 기침을 한다.
경력이 얼마나 되셨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오래 해도 매운 건 매운 모양이다.
아무튼 매운 향이 실내를 둥둥 떠다니는 것만 같았다.
시뻘건 떡볶이 국물이 매섭다.
매운 떡볶이, 맵떡의 위용을 자랑하는 듯한 무시무시함이 느껴졌다는~
주방과 칸막이 사이로 이렇게 배식대가 마련되어 있다.
옆엔 각종 음료가 들어있는 냉장고가 있는데 특히 추억의 쿨피스가 딱 눈에 꽂히고 말았다.
어린 시절 참 많이 먹던 음료인데~
벽면은 온통 정신 산만하다.
그런데 매떡을 먹은 후엔 팥빙수로 마무리하라는 글이 자꾸 눈에 밟혔다.
결국 팥빙수도 추가로 주문하고 말았는데...
가위도 분식집스럽다.
아무튼 주문한 걸
맵긴 매운데 먹을 만했다.
튀김을 뜨겁지 않게 주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그러고 보니 오뎅 국물도 뜨겁지 않았던 것도 나름의 배려가 아니었던가 싶다.
역시 튀김은 떡볶이 국물에 듬뿍 찍어서 먹어야 맛있다.
버틸 만하던 매운맛은 결국 눈물을 짜내게 했다.
남자 둘이 질질 짜며 먹는 맵떡의 매운맛이란~
역시 팥빙수는 진리였다.
만약 팥빙수가 없었다면 눈물 좀 뺄 뻔했다.
오늘 오후 1시까지 화장실만 세 번 다녀왔다.
매운맛의 고통은 다음날까지 이어지는구나. ㅋㅋ
출근해서 부산사람인 직원에게 물어보니 맵떡의 매운맛에 강렬하게 인정했다.
아무튼 어지간한 내공이 아니고선 맵떡에 호기를 부리지 않는 것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