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기억이 난다. 여긴 우리 집이다. 엄마 아빠랑 함께 살던 우리 집. 할머니는 계속 울고만 있다. 할머니는 가방을 주섬주섬 챙기면서도 계속 흐느끼고 있다. 할머니는 원래 할머니 집에 계셨는데 언제 우리 집에 온 거지? 안방에서 짐을 챙겨 오신 할머니는 내 두 손을 꼭 잡았다.
“에이그~ 이 어린것을 두고 왜. 동구야~ 이제는 할미랑 둘이 살아야 돼. 가자~”
나는 할머니가 무슨 말씀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할머니.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왜 할머니랑 둘이서 살아요?”
나는 할머니께서 왜 그러시는지 정말 모른다.
“에이그~ 이 녀석. 충격이 컸구나. 이 착한 것을. 이 어린것을~”
할머니는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시다가 소매춤으로 눈가를 비벼 눈물을 닦았다. 나는 왠지 겁이 덜컥 났다. 불안하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다.
“어떻게 설명을 해 줘야 할지를 모르겠구나. 에휴~ 이런. 이런 일은… 동구야. 이 할미 말 잘 들어야 해~ 이제 울지 말고. 네 엄마와 아빠가 교통사고로 죽었어. 이제 동구 너는 할머니랑 둘이서 살아야 해.”
할머니는 생뚱맞은 말씀을 하고 있다. 꿈인가? 그런데 순간 내 머릿속은 하얗게 물드는 것처럼 순식간에 멍해지더니 엄마 아빠 장례식이 기억나버렸다. 나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지만 그 기억은 내 상상이 아니란 것을 깨우쳤다. 나는 엄청나게 울다 지쳐서 쓰러졌었던 것 같다. 엄마와 아빠는 이제 안 계신다는 걸 다시 깨닫기까지는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아니야. 할머니. 이건 상상이야. 거짓말이야. 그럴 리가 없단 말이야. 할머니는 거짓말쟁이야.”
나는 할머니에게 소리치고 있다. 나는 지금 이 현실을 벗어나고 싶다. 미쳐버릴 것 같다. 할머니의 눈두덩이는 평소보다 퉁퉁 부어있고 쭈글쭈글하다. 작은 두 눈꺼풀 속에는 새빨간 눈동자가 보였다. 주름진 눈가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고 눈을 깜박거리자 고였던 눈물방울이 똑하고 내 손등에 떨어져 버렸다. 이제야 나는 이 상황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을 깨우쳤다. 장례식장에서 울고 불고 하다가 쓰러진 게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다시 쓰러질 것 같다. 아니. 사실은 쓰러져서 그냥 이 상황을, 기 기억을 어떻게든 피하고 싶다. 그렇지만 이제는 피해지지가 않는다. 쓰러지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 할머니는 나를 꼭 안아주었다.
“어휴~ 내 새끼! 동구야. 내 새끼~”
할머니는 나를 안고서부터 심하게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도… 더 심하게 눈물이 나오고 울음소리가 터졌다. 이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아무 생각도 없다. 그냥 슬프기만 하다. 이게 말로만 듣던 미칠 것 같다는 감정이었나 보다. 할머니도 나랑 비슷한 것 같다. 할머니도 이제는 더 격하게 울고 있다. 나보다 더 슬픈 것 같다. 언제일까? 언제일까? 오늘일까? 기억나지 않는다. 엄마 아빠는 병원에서 수술 도중 돌아가셨다고 들었다. 내가 본 엄마 아빠는 장례식장에서 본 영정사진이 마지막이다.
“할머니. 엄마 아빠는 어떻게 되신 거예요?”
나는 용기를 내어 할머니께 여쭤보았다.
“그래. 오늘 납골당에 묻어주고 왔어. 동구는 그것도 기억나지 않는구나. 이 어린것이 얼마나 충격이 컸으면…”
할머니의 말씀은, 나도 납골당에 갔었지만 나는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맞다. 난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할머니 집까지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다. 분명히 눈을 뜨고 있었지만 할머니의 손에 이끌려 오면서 머릿속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오는 내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주말마다 할머니 집에 왔었지만 할머니와 둘이 온 적은 없었다. 지금까지 할머니 집이 이렇게 외로운 느낌을 가지고 있었는지 몰랐었다. 이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거지? 할머니는 10년은 더 늙으신 것 같다. 퇴청 마루에 힘 없이 앉아 그저 의식 없는 시선을 어딘가에 고정시킨 채 가끔씩 한숨을 내쉬고 계셨다.
“우리 동구. 배고프겠구나. 미안하다. 내 새끼~”
한참 동안 넋을 놓고 계셨던 할머니는 갑자기 일어나더니 부엌으로 들어갔다. 할머니 집은 완전 구닥다리다. 할머니 부엌에는 장작불을 때는 아궁이하고 엄청나게 큰 무쇠 솥도 있다. 가끔 사골을 고을 때나 쓰시는 것을 보기는 했다. 나는 믿기지가 않는다. 그리고 아직 현실감이 없다. 마음이 우중충하다. 가끔 그랬던 것처럼 오늘 저녁이나 내일이면 아빠가 나를 태우러 올 것 같다. 물론, 이제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그렇게 믿고 싶은 거다. 나는 현실을 부정하고 있다. 강하게 말이다.
서울에 다녀오는 길에 사고가 났다고 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모르겠다. 알려주지도 않았지만 알고 싶지도 않았다. 엄마 아빠의 사고 내용을 듣고 상상하고 싶지 않아서다. 비극적인 모습을 상상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꼭 엄마 아빠의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될까 봐서 그랬다. 아빠는 언제나 즐거운 분이셨다. 엄마는 물론 아빠에게는 좀 사나운 편이었지만 내게는 언제나 상냥한 분이셨다. 우리 세 가족은 다른 가족들처럼 행복에 겨운 가족이었다. 이제는 아니지만 말이다. 우리 가족이 분당에서 예천으로 이사 온 건 내가 네 살 때였다. 우린 시간이 날 때마다 예천을 두루 여행했다. 회룡포, 삼강주막, 용문사, 예천박물관, 곤충생태체험관, 예천온천 그리고 예천천문우주센터를 다녀왔다. 특히 예천천문우주센터는 아빠와 나의 놀이터나 마찬가지였다.
“당신은 정말 안 갈 거야?”
아빠는 화장실에 있는 엄마에게 다시 물었다.
“내가 거기 가서 뭐하게요. 난 오늘 밀린 빨래나 할 거니까 부자지간에 재미있게 놀다 와요.”
엄마는 귀찮아서 나가지 않으려 한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지난번에도 한번 다녀왔던 곳이라 그런 걸 거다. 나는 다시 가도 또 가고 싶을 것 같다. 너무 재미있고 신기하다. 아빠 역시 그곳에 가면 옛날 생각이 난다고 하면서 좋아하셨다. 거기는 할머니 집에서 가까운 편이다. 이번에도 저녁에 할머니 집에 들렀다가 집에 갈 거다. 아빠는 우주를 좋아하는 것 같다. 나는 아빠 차를 타면 언제나 잠이 들어버린다. 이상하게 아빠 차만 타면 즐겁다. 이번에도 역시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아빠가 나를 흔들어 깨워 주셔서 내가 잠든 것을 알았다. 정신이 번쩍 하고 들었다.
“동구야~ 오늘은 혼자 놀아볼래? 아빠는 여기서 아저씨랑 이야기 좀 하고 올게!”
아빠는 체험장에 있는,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누나에게 내 손을 맡기고 뒤돌아 나가셨다. 누나는 아빠보다 체험장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을 해주었다. 아빠보다 재미있게 이야기한다. 전문가 같다. 나도 누나처럼 우주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누나는 내가 처음 듣는 말을 할 때가 많았다. 내가 그 뜻을 물어보면 누나는 얼굴이 빨개졌다. 그러고는 설명을 얼버무려 버렸다. 누나도 잘 모르는 것 같다. 나도 그 정도 눈치는 있다. 내가 좀 더 크면 아빠에게 물어볼 거다. 우리 아빠가 누나보다 더 많이 알고 계시는 것 같다. 아빠는 내가 물어보는 것은 언제나 잘 알려주셨다. 어려운 말을 하지 않고도 내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말씀해 주셨다. 누나는 내가 이것저것 많이 물어봐서 귀찮을 것 같다. 누나는 달의 중력을 체험해 보라면서 천장에서 줄 같은 걸로 매달린 의자에 앉혀 주었다. 지난번에도 타 봤지만 정말 재미있었다. 발이 닿을 듯 말 듯했다. 내가 아직 키가 작아서 그렇다고 한다. 달은 지구보다 중력이라는 것이 약해서 그렇다고 했다. 중력은 땅이 당기는 힘이라고 한다. 잘 이해할 수는 없지만 대충 느낌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가짜 우주선 체험은 머리가 띵 하고 아프지만 신기하다. 우주선을 타려면 정말 힘든 건가 보다. 체험관을 한 바퀴 다 돌아 나갈 때쯤 아빠가 나타났다. 아빠는 아저씨랑 할 이야기를 마치고 나오신 것인가 보다. 우리 뒤에는 할아버지가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동구 손에 들려있는 기계에서 파란빛을 내더니 각자의 손에 들린 기계들과 연결된 빛의 고리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동구는 상체를 휘청거리며 정신을 차렸다. 동구의 눈에서는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진택이와 마찬가지로 동구의 기억 속에서 떠오른 추억들이 가슴 아픈 것 같다. 우박사와 독수리들은 동구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렸다. 우박사는 아직도 눈을 감고 있다. 우박사의 표정은 왠지 조금 심각해 보인다. 동구의 기억을 보고 마음이 아픈 모양이다.
“죄송해요. 엄마 아빠 생각에 눈물이 나서요. 잊었던 기억도 있었지만 제게는 원래 없었던 기억도 있는 것 같아요. 엄마 아빠를 다시 만난 것처럼 기억이 생생했어요. 감사합니다. 우박사님. 그리고 번개박사님께도요. 정말이요~”
동구는 일어나서 허리를 굽혀 공손하게 인사했다.
“그랬구나. 동구는… 동구 아빠는 내가 잘 아는 분이구나. 네가 본 할아버지가 누군지 이젠 알겠지? 동구는 소장님과는 이미 구면이었어. 그렇지?”
우박사는 동구의 뒤에서 어깨를 두드리다 두 어깨를 감싸 안아주었다.
“그러게요. 할아버지가… 그런데 우박사님이 어떻게 아빠를 아신다는 거예요? 여기서 만나신 건가요?”
동구는 뒤에 서 있던 우박사에게 고개를 돌렸다.
“우리가 인연이 있긴 했구나. 이제야 동구를 알아봐서 미안하기도 하고. 사실, 동구 아빠는 내 선배님이다. 내가 지금 이 일을 하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동구 아빠 덕분이라고 해도 된다. 동구 아빠는 내가 대학 때 전공을 버리고 학교를 그만두려고 했을 때 나를 잡아주신 분이시기도 하고. 그런데 이상하게도 동구 아빠는, 선배님은 오히려 천문학을 버리고 공무원이 됐지. 난 동구 아빠를 이해할 수 없었어.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해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지.”
우박사는 어색한 미소를 하며 말했다.
“왜요? 왜 아빠는 천문학을 그만둔 거죠?”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천문학을 전공해서 돈을 벌어먹고 살기는 어렵단다. 돈을 번다는 개념보다는 쉽게 표현해서 밥 먹고 살기가 어려운 분야란다. 아직까지는 말이지. 나는 동구 아빠 덕분에 이 계통에서 나름 밥은 먹고살 수 있을 정도만큼은 돈을 벌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꿈과 현실이 좀 동떨어져 있었다. 하긴, 내가 공부할 때보다 지금은 훨씬 좋아졌다고 하더구나. 동구 아빠 같은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나 같은 사람도 있는 거야. 만약 그때 내 꿈을 버리고 다른 학교로 재입학했거나 전공을 바꾸게 되었다면 나 역시도 천문학과는 다른 일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단다.”
“박사님. 저희 아빠는 어떤 분이셨나요? 저는 아빠가 제 아빠로서 말고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했어요.”
“선배님은 정말 멋진 분이셨단다. 우리 학과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천문학을 공부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학벌 때문에 점수를 맞춰서 대학에 온 경우가 대부분이었어. 선배님이나 나는 어릴 때부터 천문학을 목표로 했었기 때문에 우리 사이는 제법 가까운 편이었지. 이 분야에 너무나도 관심이 높았고 배우는 모든 것 자체가 흥분되고 즐겁기만 했단다. 특히 선배님은 교수님의 총애를 받았었지. 선배님은 머리가 좋기도 했지만 천문학 공부에 완전히 집중해서 교수님 연구에도 도움이 돼서 석사, 박사과정까지 교수님께서는 놓아주지를 않으셨어.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인데 선배님은 사실 공부를 더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 동구 할아버지께서 병석에 계신 데다 학비며 생활비도 부족한데 동구 할아버지 병원비까지 혼자 해결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거야. 너희들은 잘 모르겠지만 대학에서 조교나 연구소 직원을 해서 받을 수 있는 돈은 겨우 학비나 보태는 정도밖에 되지 않았어. 요즘에는 기업들이 지원해주는 경우도 많아졌고 장학금이나 정부 지원금도 제법 생겼지만 선배님이 학교에 있을 때는 그런 것도 거의 없다시피 했었단다. 교수님께서 조금씩 도와주시고는 했지만 현실은 차가웠단다. 선배님은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은 두 손 들고 포기하셨지. 너희들은 잘 모르겠지만 천문학을 공부하던 사람이, 그것도 박사과정을 공부하던 똑똑한 인재가 취직할 수 있는 회사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아니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거다. 그건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란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우주과학에 있어서는 후진국이거든. 점점 좋아지고는 있지만 말이야. 선배님은 그렇게 학교를 떠났고 언젠가부터 우린 연락도 끊겼단다. 정말 아쉬운 인재였어. 동구네 아빠는… 그런데 여기 예천에 와 계셨던 걸 몰랐네. 동구가 선배님의 아들이라는 것도 놀랍고 말이야. 동구가 이제 아빠의 꿈을 이어받아 대한민국의 우주공학과 천문학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겠지?”
우 박사는 말을 마치고 동구를 보았다. 동구는 이미 천문우주학자가 되겠다는 확연한 결심이 서 있는 표정이었다. 풍기는 분위기는 동구 아빠의 모습을 다시 보는 듯했다.
“동구 아빠에 대해서는 나도 아는 게 좀 있다. 우박사도 동구 아빠를 여기서 만났으면 좋으련만, 두 사람의 인연은 거기까지였나 봐.”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 아빠가 예천천문우주센터에 와서 만난 분이 누구세요?”
“여기 센터장은 동구 아빠와는 잘 아는 사이셨던 모양이더라. 아마도 동구 아빠는 천문학에 대한 꿈을 접긴 했지만 미련을 버리지는 못하신 것 같았어. 아마도 동구가 나를 기억하는 그 날이, 동구 아빠가 천체망원경을 사용해도 되겠냐는 허락을 받으러 온 날이었던 것 같구나. 센터장님은 물론 당연히 허락했지만, 동구 아빠는 단 한 번도 오지 않았지. 그게 그래서였는지 이제야 알게 됐구나. 나도 궁금했거든. 그렇게 간절하게 부탁하던 동구 아빠가 허락을 받고도 오지 않는 걸 이해할 수 없었거든.”
“네. 맞아요. 천문대를 다녀가고 며칠 후에 엄마 아빠가 서울에 가신다고 했고 오시는 길에 사고가 났어요. 나중에 할머니께 들었지만 아빠가 다니던 학교에 다녀오시던 길이었대요.”
“그랬구나. 아빠가 서울에 있는 학교에 다녀오시던 길이라면 교수님을 만나러 다녀가신 것 같구나. 내일 전화드려봐야야겠다. 나는 동구 아빠가 하던 업무를 대신 이어서 했었으니, 한 교수님에게서 우리 둘의 연구를 이어주신 거라는 생각도 든다.”
“박사님은 왜 예천에 오신 거예요? 여기는 완전히 시골인데요. 게다가 제가 알기론 예천천문대에 있는 천체망원경보다 성능이 좋은 망원경이 더 많은데요. 굳이 여기 오신 이유가 궁금해요.”
석천이가 물었다.
“석천이가 우주에 관심이 많더니 역시 아는 게 많구나. 내가 예천에 온 이유는 따지자면 이곳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예천에서 외계인을 목격했거나 UFO가 나타났다는 정보가 있었어. 나는 조사차 들렀다가 여기 눌러앉았다. 그리고 나는 우연찮게 초록바위행성 사람들과 만나게 됐고 말이야. 문제는 내가 아는 어떤 것도 학계에서는 믿어주지 않을 것이고 노출시켜도 안 된다는 거야. 우리 지구의 과학 수준 이상의 것을 내가 발표하게 될 경우 나는 아마도 사기꾼으로 몰리거나 공상과학소설가가 아니냐는 소리나 듣게 되겠지. 나는 알면서도 안다고 말할 수 없는 애매한 입장이 되어버렸지 뭐냐!”
“박사님은 어떻게 해서 외계인들을 알게 되신 거예요?”
의진이가 물었다.
“글쎄다. 어떻게 보면 너희들과 비슷한 경우라고 할 수도 있다. 예천에 내려온 지 일 년 정도 됐을 때였던 것 같다. 난 거의 매일 천문대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어. 저 소장님께서는 생각보다 꼬리가 길어서 나한테 미행을 당하신 거야. 좀 많이 이상했거든. 아무튼 정말 난 운이 좋았다. 난 그 계단을 거의 굴러서 내려왔었어. 엄청 많이 다쳤단다. 초록바위행성의 의학으로 살아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계단을 굴러 떨어졌던 나는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었고 사경을 헤매고 있었던가 봐. 목까지 부러져서 곧 숨이 끊어질 상황이라 나를 위로 옮길 상황도 아니었대. 아무튼 너희들은 용감한 거란다. 오늘의 모험은 여기까지다. 내일 또 보자.”
“네~ 박사님!”
“번개박사님도 감사합니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독수리 오남매는 깍듯이 인사를 하고 나섰다.
‘초록바위행성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인사를 할까?”
의진이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