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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부엌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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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Apr 03. 2023

이틀을 끓여야 만들 수 있는 영양백만점 돼지족탕

요즘 돼지족탕 파는 식당을 본 사람이 있을까?

아마 돼지족탕이라는 음식의 존재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일 거다.

우족탕이라는 건 들어봤어도 돈족탕이라는 건 완전히 듣보잡 아닌가?

돼지족탕은 예로부터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산모에게 매우 좋은 음식이었다고 한다.

돼지족발에 콜라겐이 풍부하다는 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니까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그런데 이놈의 돼지족탕을 끓이기 위해선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족탕이나 사골 역시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아무튼 난 또 큰맘 먹고 돼지족탕을 끓이기로 작정했다.

무려 이틀 동안 끓인 거다.



1. 6시간 정도 끓인 상태이다. 돼지족발 앞다리를 4개 넣었다. 첨가물은 오로지 생강뿐이다. 부유물은 무조건 건져낸다. 초반부터 6시간가량은 건져내 버리는 부유물이 상당히 많다. 



2. 10시간 정도 끓인 상태이다. 이쯤 되면 국물에 진득한 부유물이 뜨기 시작한다. 족발의 콜라겐이 녹은 거다. 기분 나쁘면 버려도 되지만 난 그대로 둔다. 몸에 좋을 것 같은 이상한 기대 같은...



3. 다음날 아침부터 다시 끓이기 시작해서 2시간 정도 경과 후. 총 12시간 정도 끓인 거다.



4. 13시간째 끓인 상태이다.



5. 13시간 30분을 끓인 후 모두 건져냈다. 이미 건져내면서 뼈가 부스러졌다. 이 정도 되면 완성된 거나 마찬가지다.



6. 뼈와 살을 전부 분리해서 다시 탕에 투입한다.

콜라겐이 녹은 건지 육수가 뽀얗게 변했다.

기름이 조금 뜨긴 했지만 그 정도는 애교 정도로 봐준다.

돼지 냄새는 정말 1도 안 난다.

정체를 말해주지 않으면 닭육수 혹은 사골인 줄 아는 사람도 있을 거다.

완전히 담백한 국물이다.



이젠 취향에 맞춰 먹으면 된다.

파 숑숑 썰어 넣고, 후추 좀 뿌려주고, 소금 간 좀 맞추고...

난 깍두기김치 국물을 두 국자 정도 넣어서 먹는다.

이 정도면 이남장에 견주어도?

(언감생심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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