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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Apr 05. 2023

인사이드 부산, 1화-너그 집 어디냐?

이 매거진은 부산사람 설 모씨와의 대화에서 발아했다.

부산에서의 생활이 벌써 일 년을 바라보고 있는데 아직도 생소하고 신기하고 별나고 묘하기도 한 것들이 줄을 잇고 있다.

초반엔 부산 사투리에 꽂혀 여러 자료를 찾아보기도 했고 토박이들의 원어 발음을 반복해서 들어보기도 했다.

전혀 우리말 같지 않은 단어들이 가진 매력은 제주도의 제주어에 비견해도 밀리지 않을 토속적인 깊이가 있었다.

제주도 부동산 관련한 책을 쓰면서 제주어에 대해 아주 조금 공부한 적이 있는데 부산 사투리 역시 제주어와 비슷한 결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러다 요즘엔 부산의 지명에 관심이 생겼다.

부산사람 설 모씨는 뭇 아이들은 전혀 관심도 없었을 '장롱'이 무슨 뜻인지 궁금했을 정도로 누구보다 호기심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부산의 지명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모양인지 예고 없이 불쑥 들어가는 내 질문에 즉답이 튀어나온다.


그가 덧붙였다.

직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며 고향, 부산에 대한 애착과 관심을 고양시켜 주려고 노력해 봤었다는 거다.


설 모씨 : 너그 집 어디냐?

직원 : 망미동 삽니다.

설 모씨 : 왜 망미동인지 아나?

직원 : ......

설 모씨 : 최지우가 망미동 출신인 건 아나?

직원 : 징짜요?


이런 식이었다고 한다.

자신이 사는 동네의 지명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궁금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 더 많긴 할 거다.

그는 직원을 앉혀 두고 망미동이란 지명이 생긴 유래를 설명한다.

별생각 없이 들었던 지명에 대한 이야기도 알고 나면 꽤 재밌다.




위키백과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망미동'의 유력한 두 가지 설


1. 고려시대 때에 과정(瓜亭) 정서(鄭敍)라는 사람이 모함을 받고 유배를 온다. 여기서 임금이 약속한 복권을 기다리면서 배산에서 오이를 재배하며 살았다. 복권을 기다리면서 그는 임금에게 망배례를 올렸는데 여기서 망미(望美)라는 지명이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2. 정서가 유배 때에 살던 배산을 배미산(盃美山) 또는 잘미산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수영동과 망미동 사이에 있었던 망산(望山)이 있었는데, 여기서 각각 망과 미를 가져와 망미동이라고 이름을 지었다는 설이 있다.

현재 망산은 망미동 주공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참고로 망산은 망배례를 올린 곳이고, 배산은 정과전에서 배를 올린 방향이라 배산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즉 두 가지 설 모두 결국은 유배와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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