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두 개의 필명을 쓰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루파고' (영어는 lupago)
종이책에서는 '한유지'
그런데 한유지라는 필명 때문에 겪었던 웃지 못할 사연들이 있다.
난 잘 모르겠는데 내 소설의 문체를 두고 여성스럽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한유지라는 작가가 여자가 아니라는 걸 아는 사람들이 했던 말이기 때문에 믿어도 될 듯하다.
그런데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게 있는데 과연 그는 어떤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접근했을까 하는 거다.
요즘은 바빠서 소설 투고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한동안 글쓰기에 열심이던 몇 년 전까지 소설 8편을 출판하던 즘 새로운 소설을 투고한 적이 있었는데 마침 출판사 한 곳에서 출판하자며 연락이 왔고, 한 카페에서 약속을 잡았다.
난 시간약속 늦으면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이라 언제나처럼 30분 일찍 나가 있었고 카페엔 나 혼자 뿐이었다.
약속 시간 5분 전 남자 한 명이 들어왔고, 수시로 시간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약속된 시간에서 약 5분 정도가 지났지만 다른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고 난 그가 출판사에서 온 사람이라고 판단했다.
아마 작가에 대한 배려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내게 전화도 하지 않고 기다리려는 듯했다.
난 냉큼 그에게 다가가 '한유지 작가 만나러 오셨는지요?'라고 물었고 그는 나를 이상한 눈빛으로 올려다봤다.
그가 출판사 쪽 사람이란 걸 확인하고 내 실명이 적힌 명함을 건넸더니 오빠냐고 묻던 그의 표정에서 여러 생각이 엿보였다.
그는 여자 한유지를 원했던 모양인지 출판에 관한 이야기를 그렇게 나누고도 연락은 오지 않았다.
지금도 이해되지 않는 건, 여자가 쓰면 괜찮은 소설이 되고 남자가 쓰면 아닌 게 되는 건가 싶다.
그 사건 후로 그 소설 '시비리'는 직접 출판할 생각으로 표지제작만 하고 출판하지 않은 채다.
출판을 하긴 해야 하는데 투고를 해야 하나 고민이다.
남자 작가지만 누가 검토해 주시면 안 될까요?
한유지라서 슬픈 필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