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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Apr 22. 2023

회사원, 농부가 되어가는 중이다

허브 3종 세트를 심다

요즘 사무실에서 농부 흉내를 내는 나라는 인간.

얼마 전 상추 씨를 사다가 개념도 없이 키우고 있는데 지금은 이게 상추인지 잔디인지 분간을 할 수가 없을 지경이 되고 있다.

좀 더 크면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또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이상하게 화분 케어하는 건 관심이 없는데 이런 데 관심이 가는 건 뭔지...



벌써 10센티 정도 컸는데 이걸 그냥 새싹상추로 먹어야 하나 고민이 되는 시점이다.

좀 더 크면 시장에서 파는 모종 사이즈가 될 것 같긴 한데 회사 근처에 상추를 심을 만한 장소도 없고 건물 옥상에서 키우기도 애매해서 일단을 지켜보는 중이다.



그런데 또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이번엔 허브 3종 세트를 구입한 거다.

뭔가를 심고 자라나는 걸 지켜보는 재미에 푹 빠져버린 것 같다.

하루가 다르게 다른 모습을 보면 은근한 재미가 있다.



투명한 플라스틱 아이스커피용 잔에다 어쩌다 유명을 달리하신 화분의 흙을 퍼다 옮겨 담았다.



상추 심었을 때도 그랬지만 씨앗을 심고 하루에도 몇 번씩 쳐다보며 얘들은 언제 싹이 트냐며 투덜거렸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쳐다본다고 싹이 트는 게 아닌데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계속 쳐다본다.

이번엔 상추 때와는 달리 물도 자주 준다.

이런 나를 보며 직원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지만 난 속으로 그런다.

'나중에 달라고 하기만 해 봐라!'

어쨌든 토요일에도 출근해 또 이걸 지켜보며 사진도 찍고 싹이 트길 기다리고 있다.

이놈의 미세먼지가 심해 해가 잘 안 나는데 그것도 화가 날 지경인 걸 보면 나의 농심은 화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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