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지만 뭔가 한 거 없이 이틀을 지냈다.
어쩌면 보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멍 때린다는 표현이 생겨난 건 얼마 안 되었지만 빠른 속도로 일상 용어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난 그런 걸 잘하지 못 한다.
가만히 있으면 불안해서다.
난 그럼에도 불구하고 멍 때리는 걸 시도했다.
인터넷도 안 되는 곳이라 스마트폰에서 해방되었지만 내 손은 습관처럼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처음엔 불안하기도 하고 스마트폰으로 뭔가를 할 수 없다는 게 갑갑했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아주 조금씩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을 잊어갔다.
챙겨갔던 책에 손을 댄 것이다.
책 읽다가 졸다가 잠이 들어본 게 얼마 만이던가?
멍 때린다는 게 무엇인지 아주 조금은 알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