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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May 01. 2023

오밤중에 얻어먹는 고래고기

찐 고래고기 맛집 맞네

어떤 비난을 하던 고래고기는 음식이다.

파니까 먹는 거라는 논리도 맞고 먹는 사람이 있으니 판다는 논리도 맞다.

개고기와 비슷한 논리일까?

비록 고래가 반려동물이 아니라곤 하지만 고래 또한 친숙하게 느껴지는 동물이라 애석하게 보는 시각이 크다.

고래 중에 포악한 성격을 가진 녀석도 있으니 그건 잡아먹어도 될까?

성격이 포악해도 예쁘고 착하게 생겼으면 보호해야 할까?

웃긴 건 그 모든 게 인간의 기준일 뿐이다.

외계인 눈에 인간이 미물로 보인다면 무심코 밟아도 전혀 죄책감이 느껴지지 않을까?

돼지나 소는 잡아먹어도 되고 고래나 개는 안 된다는 논리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애완용 돼지를 키우는 사람들 입장에선 개를 키우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

단지 개를 키우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클 뿐이다.

난 개도 많이 키웠고 고양이도 몇 녀석 키웠고 동물을 좋아하며 육식도 좋아한다.

반려동물과 식육용은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도 반대를 위한 반대론자에겐 비논리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 사람들은 풀만 뜯어먹고 살아야 논리에 맞다.

이에 따른 갑론을박은 무궁무진하기에 난 회색으로, 중립으로 자리를 고수한다. ㅎ


https://brunch.co.kr/brunchbook/dogdogdog

내가 쓴 단편 창작소설을 참고용으로...


그렇다고 이런 글을 쓰는 내가 식육견 사육자들이나 고래를 잡는 일본 포경선단을 옹호하는 건 아니다.

단지 음식은 음식일 뿐이라는 걸 전제하는 거다.


그리고 비난을 피해 가자면 이미 저녁도 먹었고 해서 배가 터질 지경이라 독서에 몰입한 내게 배달된 고래고기를 먹게 된 것일 뿐 의도적으로 고래고기를 탐한 게 아니라는 거다.


쓸데없이 서두가 긴 건 하필 고래고기이기 때문이다.

오늘 저녁 중요한 약속이 있으신 선배님께서 갑자기 문자를 주셨다.

 것을 포장해 놨으니 가져가라는 거다.

이미 난 소주 한잔 한 상황이라고 했더니 택시 타고 와서라도 가져가라는...

그리고 덧붙인 대사, 진짜 싸고 제대로 맛있다.



그리하여 집으로 공수된 고래고기.

배가 부르지만 안 먹고 버틸 재간이 없는 식도락가의 본능.

황당하지만 그 비싼 유명한 고래고깃집보다 맛있다.

전혀 질기지 않고 고래 특유의 비린내도 없다.



부위도 다양하다.

각기 식감도 풍미가 있다.



양파채 양념장이 있기에 찍어 먹었는데 이건 짜도 너무 짜다 싶었다.

그런데 고래고기와 절대적으로 찰떡궁합인 거다.

내가 너무 흠뻑 담근 탓이었다.

양념장 조절을 해서 먹으니 말이 필요 없다.

고단백의 담백함이란...

많이 먹을 수 없다던 고래고기를 열심히도 먹었는데 역시 다 먹을 수 없어 반쯤은 냉장고에 넣었다.

결국 내일 저녁에도 소주를 마시게 됐다. ㅎㅎ




여러 이유로 고래고기 맛집은 공유하지 않기로 했다.

1. 소문 나면 내그 못 간다

2. 고래를 먹지 않아야 고래를 안 잡을 거라고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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