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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May 10. 2023

무소유 vs 유소유

한때 법정 스님의 무소유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그 책을 읽긴 해서 어렴풋이 기억이 나긴 하는데 역시 우둔하여 명확하지 않다.

티를 내진 않지만 은근히 철학적 매력을 풍기는 녀석과 술자리를 하며 나눈 이야기가 있는데 현실적으로 공감하지 않을 수 없어 술잔에 술을 부으며 생각했다.


흔히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말을 한다.

비운만큼 채울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인간이 꿈꾸는 파이프라인 인생 아닌가?

흘러넘치는 것보다 약간 모자라는 게 낫다는 말도 어쩌면 같은 맥락인 것 같다.

넘칠 만큼 소유할 수 있지만 넘치지 않을 만큼만 채울 수 있는 능력인 거다.


무소유와 유소유에 대한 고민을 했다.

뭐가 됐든 마음이 편안한 상태를 목적으로 한다면...
무소유가 소유라는 욕구를 내려놓으라는 말일 테고
유소유는 내 그릇에 만족할 정도로 채워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녀석은 수도자가 아닌 이상 속세를 접하며 살아야 하는 우리에겐 도덕적 유소유 정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뭔가 가득 채우려는 욕심을 배제한, 함께 할 수 있는 힘이라는 거다.
녀석은 한 마디 덧붙였다.


소유한 게 있어야 베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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