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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May 27. 2023

깡패 고양이를 만나다

살면서 정말 다양한 고양이를 만났지만 이런 고양이는 처음이었다.

아무리 봐도 절대 케어받은 집고양이는 아닌 것 같은 외모는 첫눈에 압권이었다.

털은 잔뜩 뭉쳐 있고 얼룩은 균형이 맞지 않고 눈은 쫙 찢어져 영화에서나 볼 것 같은 깡패 역의 마동석 이상으로 무시무시한 표정.

내가 사진을 찍으려 다가가도 나를 하찮은 듯 무시하는 고양이 옆으로 새끼인 듯한 고양이 한 마리가 다가와 경계의 눈빛을 날렸다.


에어컨 실외기를 장악한 이 녀석을 잠시 살피다 식당으로 들어가 동행에게 사진을 보여줬더니 다들 비슷한 평을 한다.


나오는 길에 바닷가에서 숭어 배를 가르고 있는 노부부의 모습을 지켜보는 고양이.

깡패 같아 보이던 고양이를 지키던 새끼 고양이와 같은 형제인 모양이었다.

노부부의 손길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던 녀석은 먹을 걸 챙겨 갔을까?


무시무시한 외모의 고양이를 깡패 고양이라고 판단한 게 잘못일 순 있다.

어떻게 생겼든 새끼 고양이들을 보살피는 어미 고양인데 못생겼다 하여 어미 고양이가 아닌 건 아니다.

예쁜 걸 싫어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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