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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May 20. 2023

엄마의 인생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쓴 소설

우리는 엄마에 대해, 엄마의 인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나는 기억의 바구니를 바닥에 뒤집어 풀어헤친 후 골동품 같은, 엄마에게 들었던 엄마의 추억 이야기를 골라냈다.

그런데 엄마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했지만 이상하리만치 엄마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

기껏 엄마의 남편인 나의 아버지, 엄마의 고향, 외할아버지, 새 외할머니, 이모들, 외숙부들, 외삼촌들, 엄마의 친척들, 외갓집 풍경, 지극히 단편적인 엄마의 삶에 대한 나의 비좁은 시각들.

내가 이렇게 성인이 되기까지 보살피고 키워왔을 엄마의 숱한 고난과 행복 그리고 자잘한 에피소드 등, 나는 엄마에 대해 아는 게 그리 많지 않았다.

더 황당했던 건 두 분이 어떻게 결혼하셨는지조차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내가 딸이었다면 엄마의 지난 삶에 더욱 호기심을 느끼고 이것저것 캐묻고 많은 기억을 공유했을까?

스스로를 한심하다고 생각한 나는 엄마의 지난 삶을, 아는 게 별로 없어 밑바탕이 없는 소재를 가지고 나름의 추리를 통해 새로운 구상을 해 소설 한 편을 그려 보았다.

이상하게도 내겐 담장을 넘어온 돌배나무가 드리워진 외갓집이 제일 기억에 남기에 소설 제목도 <돌배나무집 셋째딸>로 지었다.

해군도시 진해 여좌동의 부잣집 셋째 딸이었던 엄마가 해군인 아버지를 만나 결혼했고, 일찍 남편을 잃은 후 가족의 도움조차 거절한 채 두 아들을 키워왔을 그 험난한 여정을 난 오롯이 단편적인 기억을 기반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봤다.

엄마가 이 소설을 읽으면 어떤 생각을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소설은 소설이니 상상에 맡기고...

아무튼 난 이 소설을 엄마에게 드리는 선물로 썼다.

그리고 다음 주엔 장식으로 출판사에 투고를 해볼까 한다.

받아주려나 모르겠지만. ㅎㅎ


https://brunch.co.kr/brunchbook/thirddau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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